현역수난 새 기록-두드러진 당의 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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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화당의 공천내정자 인선은 역대 어느 선거에서보다도 현역의원의 탈락이 많으며 이에 따라 「뉴·페이스」의 진출이 눈에 띈다.
현역의원의 탈락은 공천신청을 한 의원(1백5명)의 38%(40명), 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의원을 합친다면 탈락 율은 67년의 30%(33명)에서 48%(60명)으로 늘어났다 (전국구로 한두 사람이 재 공천된다고 해도 그 비율엔 큰 변화가 없다).
현역의원의 탈락 율은 8대국회의 의석이 29석이나 늘어난 사실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훨씬 그 폭이 넓어져 8대 국회는 3분의2이상이 새얼굴로 바뀐다는 계산이다.
공천신청서 제출은 형식상의 절차를 밟는데 불과했을 뿐 이미 지난해 12월25일께부터 공천작업에 착수하여 28일에는 박정희 총재에게 중간보고가 됐다.
이번 공천작업에는 백남억 당의장 서리, 길재호 사무총장과 김성곤 재정위원장 등이 주로 참여했다. 박 총재는 당뿐 아니라 다른 몇 갈래로부터의 분석, 보고를 참작했으나 67년 공천 때보다는 당의 의견이 많이 참작된 것 같다. 이것은 또 박 총재 자신이 각 선거구와 의원 및 공천희망자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내리고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67년 선거 때의 공천과 비교해보면 이번 공천은 30대의 진출, 청와대를 거친 관료(14명), 예비역 장성(7명)의 기용과 구자유계 몇 사람(정대천·황성수·임호씨 등)도 눈에 띈다.
이에 비해 당료 출신은 18명으로 67년 공천 때의 원외 지구당위원장 31명 공천에 비하면 성적이 떨어진 셈이다.
공천이 바로 파벌형성과 연결되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8대 국회에서는 새로운 세력편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공천에서 친김구주류세력이 크게 무너진데 반해 이른바 온건파의 당내고지는 그대로 온존, 강화된 것 같다.
이른바 구주류의 핵심「멤버」로 알려진 양순직·예춘호 의원이 복당, 공천되었다고는 하지만 김택수·윤천주·김우영·이호범·이진용 의원 등 10여 명이 탈락됐다.
도별로는 경남과 전남이 가장 많이 희생됐는데 67년 선거에서도 경남은 1명밖에 탈락이 안되었는데 반해 경북도 5명(이번은 3명)이 떨어졌었다.
공화당은 공천후유파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힘을 기울일 것이 분명하다.
현역이 대거 탈락 된데다 공화당조직을 발판으로 하지 않은 외래객들이 많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낙천의원들의 반발이나 당 조직의 동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67년 때도 낙천된 박승규·조순씨 등은 탈당해서 다른 당으로 입후보했었는데 이번엔 얼마만한 반발이 있을지 주목된다.
더우기 공천기준에서 이권개입·호화주택·지역구관리소홀 등을 참작한 것으로 알려져 낙천에는 뜻밖의 불명예까지 겹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만회를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반발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번복의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16일 발표는 형식상 대통령선거지역구 대책위원장이고, 최종 공천은 대통령선거가 끝난 후에 있게된다.
이미 서울의 3, 4개구는 정책구로하여 공천자를 바꿀 계획이고 그 밖의 몇개 구도 대통령선거 실적이나 다른 사정변경으로 공천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어 탈락자의 반발은 이「최후의 좁다란 기대」에 붙들리는 것이다. <심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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