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된 월남정국 선거법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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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월남에서는 올해 10월3일 고.딘.디엠 정권의 실각이래 두번째로 정·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티우-키조가 군정의 이점을 누리면서 출마, 당선된 67년의 선거에 비해 금년에는 그동안 크게 변한 내외정세로 보다 복잡하고 가열된 경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부터 선거전초전으로 해석할 수 있는 뚜렷한 움직임이 서서히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월남정부는 정·부통령 입후보자의 수를 크게 제한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입안, 이미 하원에서 통과하고, 상원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대통령후보는 ①상하양원의원가운데서 최소한 40명의 추천을 받거나 ②지방의회의원 1백명의 추천을 따라야 된다고 후보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여당측에서는 지난 67년선거때와 같은 입후보자의 난립을 막아 당선자의 표수를 높이기위해 그와같은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측에서는 그것이 곧 야당인사, 그 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두옹·반·민 장군의 출마를 봉쇄하기 위한, 위헌적규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 67년도 선거에는 11명의 대통령후보가 출마했으며 현대통령인 티우씨는 전투표수의 경우 34퍼센트의 투표율로 당선되었었다. 그때 민장군은 출마하지 않았지만 야당후보들이 모은 표수를 합하면 티우대통령의 득표수를 능가했었다.
현재 월남의원의 세력분포를 볼 때 정부지지파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때문에 만약 선거법개정안이 발효하면 가장 유력한 재야정치지도자이면서도 특정 정당과 관련을 맺지않고있는 민장군의 출마는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세발전에 대해 민장군은 20여년의 전쟁에 지쳐 무조건 평화를 희구하는 다수 국민의 감정과 그위에 상당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자신의 지지세력을 과시하는 정치적 방법으로 맞서고 있다.
그는 선거법 개정안이 하원을 통과했을 때 만약 이 법안이 양원을 통과한 후 대통령의 서명까지 받는다면 자신은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않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이어 3일밤, 반정부·반전운동의 본터인 사이공시의 안쾅사원 평화기도회에 참석, 자신의 대통령출마의사를 처음으로 공식발표했다. 그가 출마성명을 하는동안 부근에서는 안쾅사원으로 행진해오던 반정부 학생데모대가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민장군을 둘러싸고 일어난 이러한 충돌은 군사적 우위로 월남전의 해결이 가능하다는 근거로 장기전을 계획하고 있는 정부세력과 정치적 방법으로 전쟁을 최단시일안에 끝맺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중심세력을 분명히 갈라놓게 될 것이며 그 결과 민장군의 정치적 우회전술은 티우정부의 선거법개정안 추진에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다.
민장군의 등장은 또 현사이공 정권의 존속하에서는 평화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월맹측 주장앞에 돌파구를 못찾고있는 파리평화헙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정부측의 기강에도 불구하고 민장군의 출마는 실현될 가능성이 많으며 이번 대통령선거의 주목할 인물로서 민장군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장두성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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