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인성교육, 이젠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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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의 인성이 비뚤어졌다고 말한다. 정직하지 않고, 남을 배려하지 않으며, 책임감도 없고, 자기조절이 부족하다고 한다. 본지가 경희대 교수들과 특별취재팀을 꾸려 5회에 걸쳐 보도한 ‘대한민국 중학생 리포트’에서도 중학생들의 인성이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성이란 사람됨이다. 인간이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심성과 행동 양식의 수준이다. 낙제점을 받은 중학생들의 인성 수준을 보고 미래 대한민국을 짊어질 세대에 희망을 걸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인성 수준이 낮은 걸 아이들 탓으로 돌릴 순 없다. 과연 어른들이 몸소 본을 보였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남을 밟고 이겨야 성공한다는 그릇된 가치관, 불법과 비리,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는 도덕 불감증이야말로 소위 사회 지도층이 보여온 행태 아니었나. 어른들의 잘못된 심성과 행동 양식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이식된 결과가 이렇게 낮은 인성 수준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인성은 가정과 학교가 나서 잘해보자는 말로써 개선될 수 없다. 인성교육은 실천이어야 한다. 그간 아이들에게 좋은 성적만 강요했던 기성세대가 몸소 본을 보이지 않고서는 교육의 효과도 떨어질 것이며, 아이들은 진정성과 감동도 느낄 수 없다. 이를 위해 가정부터 실천을 시작해보자.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부모와 자녀가 저녁 밥상을 같이 하는 자그마한 실천이 필요하다. 밥상 머리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소통의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이 약자를 배려하고, 남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의 본을 보여줘야 한다.

 학교도 주입식 수업을 넘어 토론과 스포츠활동, 야영 등 체험활동 등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익힐 수 있는 인성교육 실천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협동과 배려를 배우게 해주자는 것이다. 학교도 이젠 예산 탓, 인력 탓 그만하고 몸을 움직여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