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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전문인력 키우고 브릭스 진출기업 '밀착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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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지난해 4월 우리은행 인도 첸나이지점 개점식에 참석한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당시 우리은행장)이 인도 전통 의식에 따라 청동으로 만든 램프인 디야(Diya)에 불을 밝히고 있다.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공략하는 게 우리금융의 해외진출 전략이다. [사진 우리금융지주]

“현재 5% 수준인 해외 수익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취임사에서 밝힌 포부다. 이를 이루기 위한 전략으로는 현지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추구하는‘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강조했다. 이어 7월 임직원 2500명이 참석한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도 해외 진출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포화 상태의 국내 시장을 넘어설 돌파구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말단 은행원에서 시작해 금융지주사 수장까지 오른 이 회장에게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수익 둔화는 그만큼 예사롭지 않다. 결국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우리은행이 목표로 삼고 있는 ‘아시아 톱 10’,‘글로벌 톱 50위’도 해외 시장 공략 없이는 달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17개 국가에 진출, 63곳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은 다양하지만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은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구체적으로는 ▶교민 위주에서 현지 기업·개인 영업으로▶교민 거주지에서 성장 지역 중심으로▶지점 형태에서 현지 법인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해가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 사업이 대표적인 사레다. 우리은행은 1995년 중국 상하이에 첫 진출한 뒤 2007년 한국계 은행으론 최초로 현지 법인을 세웠다. 현재 전체 거래 고객 중 중국 고객의 비중이 65%를 넘어선다. 2009년에는 한국계 은행으로는 최초로 직불카드 업무를 시작했고, 2010년에는 파생상품 취급 승인도 받았다. 올 2월 문을 연 호주 시드니 점포는 한국계 은행으로선 최초로 정식 라이센스를 받고 영업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인 지역 전문가를 키우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화 영업이 가능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지역전문가 양서 제도’를 운영해 2012년까지 32개국에서 96명의 지역 전문가를 양성했다. 이들 중 70%가 현재 해외 점포에서 활약 중이다. 올해도 20명 안팎을 뽑아 6개월간 어학 연수를 보내고 현지 시장 조사를 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에 관심있는 직원들이 모인 5개 지역연구 학술 동아리에도 400명 가까운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현지 출신 직원들과 국내 임직원간의 스킨십도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해외 점포 현지 직원 30~50명을 국내로 초청해 우리은행의 역사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리금융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바로 기업 금융이다.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브릭스(BRICs) 벨트’를 구축한 것도 이 지역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금융 파트너’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다. 중국, 러시아 법인에 이어 지난해 4월 인도 첸나이 지점 개설, 올 연초 브라질 법인 설립이 이어졌다. 세계 7위 경제대국이자 브릭스 중심 국가로 떠오른 브라질의 경우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를 포함한 국내기업이 진출해 있고 교민 수만 5만명에 이른다.

 해외 진출 지역을 고를 때는 수익성과 안정성, 시장 이해도를 고루 따진다. 초기 위험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특히 동남아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 지역에서 한국의 ‘비교우위’가 뚜렷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이 중남미에서 성공한 것은 문화적 친밀감을 활요해 선진적 금융 기법을 전수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도 동남아지역의 한류 열풍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1992년 진출 이후 2012년까지 총자산 5억6000만 달러, 점포 5개, 직원수 110명 규모로 성장했다.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베트남, 미얀마 등에도 점포망을 갖고 있다. 이순우 회장은 “금융 수요가 많고 성장 잠재력도 높은 아시아 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현지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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