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미디에 눌려 가발업계의 수출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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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계속적인 성장추세에 있던 가발업계가 최근 주된 시장인 미국의 주문격감으로 큰 불황에 직면, 진통을 겪고있다.
가발업계 최대 메이커인 서울통상(대표 최준규)은 금년들어 워령균 2백만 달러 어치의 가발을 수출해 왔으나 지난 10월에는 월평균 수준에 20%가 미달하는 1백50여만 달러 밖에 수출하지 못했으며 이밖의 유력 메이커인 YH무역(대표 장용호)·다나무역(대표 안인모)·도오상사(대표 구자승) 등 소위 가네가롱 6개사(한독산업 및 YB·리상사를 포함 일본 가네가롱에서 가발원료를 독점 공급받고 있는 업체)도 10월에는 월평균 수출액이 10%내지 20%나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고정 판매망을 가진 견실한 업체로 지목되어온 한미통상(대표 정붕호)은 최근 2억원 정도의 부도를 내고 파산, 소유권이 안철수씨에게로 넘어갔다.
이러한 가발업계의 불황은 그 가장 큰 원인이 맥시와 미디 때문이라는 얘기다. 금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의상계의 미디와 맥시바람은 가발의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쳐 지금까지 쇼트·커트가 유행되던 것이긴 폴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바이어들이 재고품(주로 쇼트형)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 9월 이후 발주량을 줄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늘어가는 오더에 능력 이상으로 시설확장에만 주력해온 가발업계는 앞으로 미국여성들의 유행에 맞추어 가발 스타일을 바꾸고 새 활로를 찾기 전에는 전과 같은 호황을 되찾기가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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