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달러」미 선거 경기|중간선거 뒷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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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선거 때가 되면「지대가 미치는」현상은 만국공통의 병리 -. 민주주의가「사상 가장 찬란히」꽃피었다는 미국도 이 철칙을 벗어날 수는 없었는듯, 지난 3일의 중간선거가 끝나자 갖가지 뒷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지금까지 나왔던 이「후문」들을 살펴보면-.
총 5백5석의 상·하원 및 주지사 자리를 향해 입후보자들이 뿌린 돈은 줄잡아 2억「달러」. 한 자리당 한화로 따져서 1억6천안원씩 쓰인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입후보자들이 보고한 공식집계에서 약간의「프리미엄」만 붙여 놓은 「비현실적 셈본」의 결과이며 tf제로 쓰여진 돈은 몇 갑절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
예컨대「뉴요크」주지사에 4선된「록펠러」의 경우에는 7백 내지 1천만「달러」를 썼다는 얘기이며 그밖에도 2∼3백만「달러」씩 쓴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유세용으로「제트」비행기를 전세 내고「골든·아워」의 TV「프로」를 몽땅 사버리기도 하는 판이라 사실 1백만「달러」정도로「푼돈 없어지듯」하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의「금력경쟁화」를 방지하기 위한 입법조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금」의 출처와 용도를 반드시 보고하도록 규정한 연방법과 기부금의 상한선을 설정한 선거법 등으로 중무장을 갖췄지만 어느나라에서나 그렇듯이「있으나 마나한 법」으로 통할뿐이다.
「숨바꼭질 자금」이라고 불리는 이를 보고되지 않는「돈」은 그 출처와 용도가 모두「심상치 않은」것이 상례. 대기업의 경영자들이「모종의 반대급부」를 약속 받고 내어 준다거나 때로는 수원국가의「로비스트」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다.
자기재산에 이와같은「잉여자금」을 보탠 총액을 평균치로 따져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즉 하원입후보자의 경우 4만∼7만「달러」, 상원을 노리는 사람들은 15만「달러」선, 주지사의 경우에는 껑충 뛰어서 1백만「달러」라는 계산이 된다.
이러한 어림계산을 통해서도 알수 있지만『아무개씨를 위한 모금「디너·파티」』 따위는 도대체「돈줄」구실을 할 수 없기 마련. 「선거자금의 90%가 인구의 1%로부터」라는 유행어는 허풍만도 아닌것같다.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이같은 풍조가 가장 두드러졌던 곳은「뉴요크」를 필두로 한 4개주. 지식인들로부터「배금의 제신들이 벌인 향연」이라고 비난 받았던 이들 4개주에서 난무한「크레이지·달러」(미친돈) 의「댄스·스탭」을 뒤쫓아본다.
▲「뉴요크」주=빈민굴과 대부호들이 밀집해 있는데다 주지사 4선을 노리는「록펠러」(공화)와「유엔」대사를 역임한「골드버거」(민주)가 맞섰으므로 흥청거리지 않았다면 오히려 「뉴스」가 되었을 상황. 「록펠러」가 막대한 재력을 발휘, 7백∼1천만「달러」를 뿌렸고,「골드버거」도 혼신의 힘을 다해 2백만「달러」를 동원했다.
그밖에「골드버거」와 함께 민주당 지명경쟁을 벌였던「하워드·새뮤얼즈」가「헛물키느라고」1백만「달러」를 미리 쏟았으므로 주지사 한자리를 위해서만 1천2백∼1천3백만「달러」가 뿌려진 셈이다.
그밖에 상원의원에 나섰던「릭처드·오팅거」(민주)의 3백50만「달러」와「찰즈·구웰」1백만「달러」를 날린 뒤 모두 떨어졌으며 보수당 후보로 30년만에 의석을 차지한「제임즈·버클리」가 1백50만「달러」를 부었다. 따라서「뉴요크」주의「선거특수」총 규모는 1천8백만「달러」을 기록했다는 풀이다.
▲「와이오밍」주=주민이라야 기껏 33만2천명밖에 안 되는 곳이지만 주지사·상원의원·하원의원을 각각 1명씩 뽑는 행운(?)을 맞았으므로 호경기를 구가했다. 상원의원 당선자 「게일·멕기」(민주)는 l5만「달러」를 썼다고 떼를 썼지만 적어도 두배는 된다는게 공통된 의견. 그와 경쟁했던「존·월드」역시 비슷한 액수로 추측된다.
주지사 자리는 비교적 싸게(?) 먹혀서 낙선한「존·루니」는 1만5천「달러」, 당선한「스텐리·헤더웨이」는 꼭 곱인 3만「달러」라고. 어쨌든 중간선거 전체 비용은 72만「달러」밖에 안되지만 유권자가 12만1천명이므로 1인당 6「달러」강이라는 계산이 된다.
▲「조지아」주=민주·공화양당의 이른바「남부정책」이 불꽃을 튕기는 바람에 예년에 없던 열전을 치렀다. 상원은 개선대상이 없었으므로 그냥 넘겼지만 주지사와 하원입후보자들이 5백만「달러」이상을 쏟아 부은곳. 전지사「칼·센터」(공화)가 2백만「달러」를 그냥 날렸지만 이번에 당선한「지미·카터」도 1백만「달러」라는 막대한 출혈을 했다.
▲「캘리포니아」주=총 규모 1천2백만「달러」로「뉴요크」에 이어 2위. 「닉슨」의「고차적인 지원을 받고 고전하던「로널드·리건」지사(공화)가 2백40만「달러」로 재선되었지만 같은당의「머피」상원의원은 1백50만「달러」를 고스란히 날렸다.
민주당쪽에서는「머피」를 누른「존·타니」가 1백70만「달러」를 투자했고, 「리건」에게 패한「제스·언비」는 1백10만「달러」쓴 것으로 밝혀져「역시 많이 쓴 쪽이 이긴다」 는 「준철칙」은 다시 한번 반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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