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대 교체된 NYT 서평판 편집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 출판계에 최대의 영향력을 갖는「뉴요크·타임스」지 부록 서평판 편집장 자리가 21년간 그 자리를 지켜온 「프랜시스·브라운」씨 (66)로부터 3년간의 경력 밖에 없는 31세의 「존·레너드」로 옮겨가 출판인·저술가·언론인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서평 판은 매주 1백40만의 발행 붓수로 온 세계에 독자를 갖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 있어서 출판 시장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뉴요크」에서 대부분이 팔린다.
「뉴요크·타임스」지가 취급하는 책은 연간 2천5백권 정도. 결과적으로 발행인들에게 이 서평 판은『전능의 심판대』로 되어오고 있다.
대부분의 출판사는 그 광고비의 70%를 이 신문에 쓰고 있다.
이처럼 미국 출판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논란의 대상도 되고 있다. 평자와 책의 선택 및 지면의 배당과 양, 출판 일자로부터의 취급 일자 등은 그대로 영향력의 강도를 달리하여 출판계를 좌우한다.
「브라운」은 21년간이나 이런 것들을 요리해 왔다. 한 유수한 출판사 사장은 『「뉴요크·타임스」의 서평 판은 좀 치사하다. 현실적 감각이나 중요도를 식별하는「센스」가 없다』고 비난했다. 뿐더러 저자와 사이가 나쁜 사람을 평자로 택하여 결과적으로 헐뜯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비난에 대해 브라운은『서평 판의 편집장은 친구가 많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왔다. 내가 노력해야할 일은 독립된 서평을 하는 일이다』라고 응수해 왔다. 브라운의 이 같은 고고함은 저 편집실에 스며들어, 편집실은 교정쇄와 원고의 산더미 속에서 편집장 석과 22명의 직원이「체인」처럼 움직여 왔다.
근래 수년 동안에「브라운」도 이런 완고한 생각을 조금씩 완화시켜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이게 됐다.
브라운이 채용한 개구쟁이들 중의 한사람이 레너드였다. 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언론계에 들어온 브라운과는 달리 레너드는 58년에 하버드대를 중퇴한 사람이다. 67년「뉴요크·타임스」에 입사하기 전까지 그는「지그재그」걸음으로 그의 길을 걸어 왔다. FM 방송국, 농장의 사과 따는 일, 흑인의 가정 교사 등을 지냈다.
한편 2편의 소설을 섰고「뉴요크·타임스」의 서평 의뢰를 받았을 때는 반전 단체 PR 담당자였다. 그의 정확한 서평은「에스콰이어」지에 정치 칼럼,「라이프」지에 TV 기사를 쓸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 동안 서평을 쓰기 위해 매년 5백 권의 책을 읽고 세 번째 소설도 썼다. 편집장에 앉게된 레너드는『과학·공학·실험소설·교육개혁·시 등과 유럽이나 남미에서 현지 취재하는 새로운 분야의 서평을 많이 취급할 예정이다』고 편집 방침을 밝혔다.
광고가 전혀 없는 면, 여러 방면의 인사로부터 기명 사설을 시도하고 지금까지 이 서평 판에 글을 써온 사람들을 계속 붙들어 나가겠다는 레너드에게 일부에서는『젊은 편집장이 보다 생동하는 지면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지에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