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슬골드 '가수요 투기판'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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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지난 4∼5일 청약 접수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캐슬골드 주상복합아파트에 단타 매매를 노린 가수요자가 많이 몰린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측은 30∼37층 80가구에 무려 2만6천7백23명이 몰려 평균 3백34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4가구를 모집한 50평형에는 6천2백66명이 신청해 1천5백66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분양가가 20억원대이고 청약신청금만 1억원인 99평형 펜트하우스 16가구에도 1백26명이나 접수,7.88대 1로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선착순이 아닌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결정하는 공개청약으로 분양되자 일당 10여만원씩 주고 사람을 고용해 줄을 세우는 한편,전주(錢主)를 낀 떴다방들이 대거 접수했다.

1차 청약 마지막인 지난 5일 이 아파트 청담동 모델하우스는 마치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오전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뤄 당초 마감시간인 오후 4시 30분을 훌쩍 넘긴 다음날 새벽 3시가 돼서야 접수가 끝났다.일손이 달리자 롯데건설측은 직원 2백여명을 급히 동원해 현장 정리·접수를 받았지만 밤을 꼬박 지새워야 했다.

이날 접수에는 회사측이 마감시간이 임박해 줄 서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확인도장을 찍어주려 하자 수백명이 한꺼번에 끼어들며 줄이 무너지는 바람에 경찰 2개 중대가 출동·진압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또 4일부터 이틀간 청약자들이 인근 도로를 모두 점령하는 바람에 주변 식당과 카센타 등에서 영업 방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 사람이 10억원을 들고와 1백개를 청약하는 경우도 한 둘이 아니었고 일반 개인도 평균 2∼3개씩 접수하는 것은 기본이었다”고 토로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도 “아파트 현장이 어딘지도 모르는 사람,집에서 자다가 그냥 친구 전화받고 나왔다는 주부 등 한탕주의를 노린 묻지마 투자자들이 너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A건설회사 관계자는 “주상복합의 경우 청약신청에 제한이 없어 당첨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어 투기꾼들이 판친다”며 “주상복합아파트도 청약통장소유자가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해 가수요의 투기판으로 변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29층 이하 3백20가구에 대해 11∼13일 공개청약을 받는다.(조인스랜드)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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