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디지털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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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 곳(사진)은 제목 그대로 '드라마 세트'장이다. 일제 강점기 같기도 하고 해방 공간인 듯도 보이는 거리 풍경이 그럴싸하다.

디지털 사진작가 강홍구(47)씨가 3월 4일까지 서울 관훈동 대안공간 풀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은 '진짜인듯 가짜'로 흘러가는 인생살이를 보여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가 가설무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작가는 비틀지 않은 쉬운 디지털 사진으로 보여준다.

대문자 A로 '예술입네' 뽐내는 미술(Art)을 겨냥한듯 작가는 자신의 사진 만들기를 'B급 작업'이라고 부른다. 영화처럼 장르로 구분돼 있지 않은 미술계에서 일종의 장르를 만들고 그걸 즐기는 작가의 마음은 보는 이에게도 전달돼 편하고 즐겁다. 우리 주변에 흔히 널려 있는 싸구려를 보여주니 "아하, 그렇구나" 반갑다. 02-735-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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