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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통한 전쟁 고발…레마르크의 생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전쟁 문학의 거성인 독일 작가 에리히·마리아·레마르크옹이 25일 스위스의 르카르노 시에서 심장마비로 서거했다.
향년 72세.
1898년 독일의 웨스트팔리아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1929년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발표함으로써 패전과 경제 공황으로 허덕이는 서구 세계에 반전 무드를 회오리바람처럼 몰고 왔다.
1차 대전에 학도병으로 참전해서 얻은 체험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에 이어 『개선문』『세 전우』 등 8편의 작품을 남겼다.
이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어쩌면 그의 작품 중 가장 원숙한 수준으로 보인 『개선문』은 한 세대도 채 지나기 전 다시 2차 세계 대전을 겪은 세계에 대해서 전쟁이 인간 정신에 남겨 놓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비인간적인 전쟁의 과정 속에서 어이없이 짓밟혀 가는 인간의 개인성을 끝없는 휴머니즘의 정신으로 다루고 있다.
레마르크는 히틀러가 득세하던 32년 스위스로 망명했으며 당시의 저명한 독일 망명 문인들처럼 독일 시민권을 박탈당한 채 39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후에 시민권까지 얻었다.
그러나 그는 대개 스위스의 작은 산악촌 아스코나 근방의 룽코에서 살아왔다.
57년, 그는 할리우드 출신 여배우 플레트·고다드와 결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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