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F연차총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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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은 21일부터 5일간 코펜하겐에서 연차총회를 갖는다.
이번 총회는 1백16개국의 재정금융당국자가 참석하는 가운데 열리는 것으로서 세계통화문제와 원조문제를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이나, 정책문제에 어떤 극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전문되고 있다.
다 알다시피 지난 수년간은 국제유동성 딜레머 때문에 국제통화제도가 커다란 파동을 겪었던 것이며, 그 결과 이중금가제도와 IMF특별인출권(SDR)제도의 창설을 보았던 것이다. 이번 총회는 SDR가 제출된 후 처음 열리기 때문에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SDR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제도인가를 검토하게 될 것이며, 아울러 현행 IMF평가제도의 경직성을 해결하기 위한 문제가 계속 논의될 것이다.
그동안 IMF의 고정평가제도가 변동하는 경제여건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유력하게 제기되었던 것이며 그 때문에 굴신환율제도의 도입문제가 다양하게 논의되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상하 몇%의 진폭을 긋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환율을 움직이도록 하는 제한된 굴신환율제도의 채택론이 크게 어필이 되고 있는 것이며, 이번 총회에서도 상하 5%한도내의 굴신환율제도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토론하게 된 것이라 한다. 그러나 IMF의 환평가제도를 개혁한다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화폐적인 측면의 개혁에 불과할 뿐, 각국의 물가 및 생산성 괴리에 따른 국제수지의 불균형확대와 그에 따른 결제문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에서 오늘의 국제경제관계는 여전히 긴장상태 하에 있음을 우리는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IMF연차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듯이 오늘날 주요선진경제는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플레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며, 특히 미국의 인플레하의 불경기문제가 국제경제에 미치고 있는 파급효과는 심각한 것이라 할 것이다.
때문에 국제경제적으로 오늘날 무역전쟁전야와 같은 긴장이 제기되고있는 것이며 앞으로 미국의 수입제한조치가 어떻게 귀결된 것이냐에 따라서 세계무역의 향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서 국제통화제도의 장래는 크게 달라지리라고 판단된다.
솔직이 말하여 금파동 이후의 국제통화문제는 달러·파운드 체제의 붕괴과정이란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이에 충분히 대처할 통화의 등장이 없기 때문에 소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살얼음만 같은 약체균형상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 안정성이 높은 국제통화제도가 형성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며 그 사이에는 언제나 불측의 돌발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기축으로 하여 성장정책을 밀고 나가는 우리의 경우는 국제경제적인 파동이 미치는 여파가 심각한 것임을 직시하여 당국은 항상 불측의 사태에 대비하여 언제나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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