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법 실험 뉴요크 영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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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덟번 째로 계속되는 뉴요크 영화제가 지난주부터 브로드웨이 중간지점에 자리 잡고 있는 링컨·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일반부분에서 26편과 특수부문에서 38편.
근년에 와서 기법면에서 과감한 실험이 시도되고 있어 뉴요크의 영화 평론가들은 큰 관심을 찾고 새로운 경향을 찾아내려는 기대에 차 있다. 실험작으로 관심을 끄는 작품으로는 논리의 부조리를 화면에 그린 『존스·레마』(미국) 월가와 워싱턴에서 있었던 반전시위를 기록하여 그 안에 내재한 의미를 부각시킨 『가두풍경1970년』(미국), 급진파 청년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스웨덴 작품, 지난 40년 동안에 걸친 브라질인의 생활을 초현실파적 기법으로 멜러드라머틱하게 그린 작품들이 있다.
그러나 뉴스위크지의 영화 평론가 레이먼드·소콜로프는 이와 같은 실험작들을 수상권에서 슬며시 밀어내고 주시할 작품으로는 비교적 전통적인 수법으로 만들어진 다음 몇 작품을 들고있다.
▲『다섯 개의 쉬운 편린』=이 작품은 문화적으로 지극히 세련된 고전음악가가 그와 같은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거친 유전에서 야만인 같은 생활을 해야하면서 거기서 필연적으로 초래되는 갈등을 주제로 삼고있다. 간단히 말해서 이 작품은 현대인의 소외라는, 이제는 진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야생아』=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솨·트루포의 아홉째 작품으로 중부 프랑스의 숲 속에서 발견된 루소의 자연인이란 이미지에 알 맞는 야생아에게 현대생활의 온갖 문명을 가르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이 영화는 야생아의 문명화 과정에서 보호자가 보이는 휴매니티를 주제로 볼 수도 있고 반대로 현대의 교육과정의 비인간적인 요소를 고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근송물어』=18세기 일본 덕천막부 시대를 배경으로 한 간음사건을 멜러드라머로 엮은 작품으로 구구건이 감독의 따를 수 없는 감각과 움직임의 간결성이 더 없이 잘 나타나있다.
▲케스=『토요일 밤과 일요일 아침』유의 영국영화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듬뿍 담은 영국 작품. 요크셔의 광산촌을 배경으로 하여 그 암담한 광부들의 생활을 한 소년의 좌절감을 통해서 극화하고 있다. 케스는 그 소년의 좌절된 꿈을 상징하는 한 마리의 독수리를 뜻한다.
▲살인자=클로드·샤브롤 감독의 드릴러. 몇 개의 새디스틱한 살인사건을 엮은 이 작품은 전반부까지는 전연 폭력의 냄새를 피우지 않고 마치 인류학자의 섬세한 관찰처럼 한 프랑스 마을의 결혼의식을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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