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라는 어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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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영태
이런 헛간 같은 집에서
천정에서
비가 새는 것은 당연하다.
비가 새지 말았으면
하는 조바심도
막상 벼락을 맞고 보니까
초연해졌다.
다음날엔 옆방에
곰팡이가 슬기 시작했다.
구사노·심뻬이가 갈겨 쓴
도스토예프스키란 시,
(천사 따위는 모두 때려죽이고 싶다)는 어감에 이상하게 말려 들어갈 것 같다.
자꾸자꾸 금이 가는 것 같아서
오늘은 나를 뒤집어 말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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