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건강] 발기부전 치료제 '제2라운드' 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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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발기부전 남성들에게도 봄은 오는가. 이들이 반길 만한 봄소식은 치료제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

현재 국내 시판 중인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비아그라.유프리마 등으로 '1강1약'체제지만 올해엔 치열한 제 2라운드가 예상된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개발한 시알리스.레비트라 등 경쟁약들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비아그라=지난 한해 동안 전 세계에서 17.4억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함으로써 미국 파이저사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주성분은 실데나필.

1950년대 피임약 개발에 이어 '제2의 성(性)혁명'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되는 이 약은 일나그라.서그라.누에그라.살리그라.동초그라.진생그라 등 유사 상표들이 무더기로 특허청에 출원될 만큼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유럽 성기능부전학회(ESSIR)에서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아그라를 복용한 환자의 51%가 20분 내에 발기와 성교에 성공했다.이는 2백28명의 발기부전 환자(평균 연령 60세,평균 증상 지속기간 7년)를 4주간 조사한 결과다.

◇시알리스=미국의 일라이 릴리사가 개발한 이 약(주성분 타다라필)은 지난 4일 영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시판됐다. 국내엔 이르면 8월께 도입될 예정.

릴리사 관계자는 "이 약은 음식물 섭취여부와 관계없이 복용 후 16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고 최대 36시간까지 지속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발기부전 환자가 시간에 쫓기지 않고 배우자와 정서적인 교감을 충분히 나누면서 성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는 것이다.

한강성심병원 비뇨기과 최낙규 교수는 "비아그라와 유사한 성분으로 음경해면 체내의 혈류를 증대시켜 발기를 유도하는 원리와 효과는 같으며 부작용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레비트라=독일 바이엘사와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가 공동 시판할 이 약(주성분 발데나필)은 다음달께 유럽연합(EU)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국내에선 올 하반기께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복용하고 15분 가량 지나면 효과가 나타나고 약효 지속시간은 4시간30분 정도.최교수는 "이 약도 비아그라와 성분.효과.부작용이 비슷하다"며 "약효가 나타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비아그라보다 짧고,20㎎ 복용시 환자의 85% 가량에서 약효를 보인다"고 소개했다.

비아그라.시알리스.레비트라 등 음경의 혈류를 증가시켜 발기를 일으키는 PDE억제제의 일반적인 부작용은 두통.메스꺼움.안면 홍조 등이다. 또 유기질산염이 함유된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이 성분은 협심증 약이나 아밀나이트레이트와 같은 흥분제에 들어있으므로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유프리마=주성분이 아포몰핀인 이 약은 혀 밑에서 녹여 흡수시키는 설하정(舌下錠)이다. 중추신경(대뇌피질)에 작용하며 약효 개시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분 정도. 특히 정신적 발기부전에 유용하며 발기 효과는 비아그라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사약=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환자에겐 우선 먹는 약을 권한다"며 "약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요도에 주입하는 약, 음경해면체에 주사하는 약 등 2차 치료에 들어간다"고 조언했다. 주사제 발기 효과는 80% 이상. 그러나 사용하기 불편해서 환자의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가세=동아제약은 알약 형태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시판하기 위해 최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끝냈다.

올 상반기엔 우리나라와 영국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 이 회사는 또 발기부전 치료 효과가 있는 피라졸로피리미디논 화합물에 대한 국내 특허도 취득했다.

또 환인제약은 연고 형태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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