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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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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8월 중순께의 1주일을 토대로 서울대문리대에서 TV시청률의 여론조사를 했다. KBS, TBC, MBC등 3개 TV국의 주간 프로 시청경향을 1천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지난 2월 달에도 한번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재미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첫째로 가장 높은 시청률은 역시 일일 연속 물과 주간연속극들이고 그 다음이 쇼프로였다.
대체로「드라머」가 A타임에 편성되고 있다는 시간적인 유리한 점도 있지만 일반의 취향이「드라머」에 있다는 사실은 움직일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시청률이 높은「드라머·프로그램」에 대해서 일부 식자층들은 그 높은 시청률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
즉 자녀들의 교육상, 또는 사회정화라는 뜻에서 볼 때 눈살이 찌푸려지는 볼품없는 작품이 더욱 만연되지나 않을 까하는 의구심에서다.
작품이 히트하고 시청률이 높다해서 그것이 시청자에게 바람직한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유리한 시간대에 많이 들 본다는 평균치에 너무나 만 심한 나머지 교육상 좋지 못한 영향을 청소년에게 미칠까 두렵다는 것이다. 수긍이 가는 의견이며 TV측에서 이점에 큰 관심을 두어 주었으면 한다. 참고로「드라머」의 상위 시청률은 TBC-TV의『아씨』,『문』, KBS-TV『아버지와 아들』,『실화극장』등이다.
둘째로 쇼프로가 각국마다 상위 시청률을 차지하고 있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탓도 있지만 무대장치나 구성의 버라이어티가 다양해서 특히 청소년층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세 째로 광고에 대한 혐오가 대단하다. 심지어는『오늘 하루는 광고의 폭력(?)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는 혹평을 하는 사람도 있다. 지나치게 강력한 광고의 방출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점은 수긍이 간다. 좀더 부드럽게 흘려볼 수 있는 광고제작이 아쉽기 짝이 없다.
네 째로 각국마다 스포츠 중계의 시청률이 다같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있다. 스포츠가 그만큼 일반 시청자의 구미에 합당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데는 스포츠에 당할게 없으니 시청률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시에 쿨·미디어로 지적되는 TV의 생리를 생각해서 등화가친의 계절로 접어드는 가을철의 프로개편에 교양프로그램이 많이 늘었다는 점은 가상할만한 일이라 하겠다.

<이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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