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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로부터「점보·제트」까지 임대…미국|활기 띠는「리스」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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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요즘 D 리스 회사가 사무실 청소용 걸레를 임대해주는 것으로 꽤 활기를 띠고 있다. 리스(lease)는 임대한다는 뜻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고정 자산 임대 업이라고 해야 대상이 기껏 건물 정도이고 최근에 걸레와 컴퓨터가 등장했지만 외국에서는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빌딩, 공장, 점보·제트 여객기에서부터 5달러 짜리 목욕탕 비누 받침대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이며 그 역사도 10여 년을 헤아린다. 미국에서 해마다 판매되는 자동차의 6분의1이 자동차 임대전문회사에 팔리며 동업자간의 경쟁과 치솟는 경비로 허덕이는 항공 회사들은 리싱(임대)에 의한 여객기 확보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IBM회사의 컴퓨터 류, 제록스 회사의 복사기도 거의가 실수요자보다는 임대업자에게 팔려 가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고정자산을 취득하는 것은 일부 투기적인 부동산 투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고정 자산이 기업에 주는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 것이며 일정 기간 후에 이 재산을 팔아서 생기는 소득을 얻는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고정 자산 임대차 업의 발생 소지가 있다. 리스 제도를 임차자의 입장에서 보면 우선 고정 자산을 취급하는데서 생기는 위험을 임대업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기술 혁신이 급격한 현대 기술 사회에서는 사용자가 특정 고정자산에 대한 지식을 완비하고 장래를 확실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소유보다는 임차를 함으로써 고정자산, 특히 기계류의 기술적 실업 내지 폐용 화에 대처할 수 있다.
또한 A기계의 사용결과가 기대에 어긋나면 B로 바꿀 수 있는 운영의 신축성이 있고 취득 대신 임차에서 생기는 자금 차액을 보다 수익이 높은 사업에 투자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임대업자의 입장에서는 첫째 리스의 수익률이 좋다는 것, 임대료 율이 은행대출 이자율보다 약간 높고, 감가상각이 끝난 고정 자산의 장부상 잔존가격은 시가보다 낮은 것이 통례이브로 고정 자산을 매각해서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둘째로 임대료를 통해 감가상각비용을 회수함으로써 대금업보다 자금의 회전, 채권의 확보 및 회전율이 훨씬 높다는 등의 잇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60년대 초기부터 은행이 고정 자산을 취득, 임대할 수 있게 되어 군소 은행은 몇몇 은행이 자금을「풀」해서 부동산 임대회사로 하여금 운영케 하고 대 은행은 자체의 임대 부를 두거나 독립된 자회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임대전문회사도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리싱 제도 도입에 많은 제약요인들이 있다. 첫째 왕성한 기업의 자금 수요를 뒷받침할 수 없는 실정에서 여우자금 활용방안의 하나로 생겨난 리싱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금리 수준이 높기 때문에 리싱으로서는 채산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법여하에 따라서는 이러한 두 가지 핸디캡이 오히려 우리 나라에서 리싱 제도를 도입,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나타내 주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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