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마켓, 셀러로 참여해 즐긴다

중앙일보

입력

김남림씨는 여행 때 사온 소품들을 플리마켓에서 팔며 다른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도조라운지에서 만난 플리마켓 셀러 김남림(여·34)씨. 유럽철도상품 배급사에서 홍보실장으로 근무하는 그는 셀러에 입문하기 전 플리마켓 매니어였다. 유럽으로 여행을 가면 플리마켓이 열리는 장소부터 찾는다. 그는 국내 여행 매니어들의 인기 셀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 비결을 들어봤다.

-플리마켓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유럽여행을 즐긴다. 유럽에서는 대부분 주말마다 플리마켓이 열린다. 여행 일정을 잡을 때 플리마켓이 열리는 시간과 장소부터 현지인에게 물어본 다음 정한다. 호주·프랑스·이탈리아·독일·벨기에·스위스 등 유럽 주요국가에서는 토·일요일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도시 광장에서 대규모 플리마켓이 열린다. 독일 퀠른 대성당 바로 옆 다리 위에서 열린 플리마켓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유럽풍 물건들이 많이 나왔고 실제로 흥정을 하며 가격을 많이 깎아 샀다.”

-플리마켓 매니어에서 셀러로 입문한 사연은.

 “호주인 친구가 있다. 호주로 놀러갔을 때 그 친구가 주말마다 플리마켓에 셀러로 참가해 주얼리를 팔았다. 옆에서 그 친구를 도와주다가 셀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자신의 물건에 관심을 갖고 모여드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날 사로잡았다. 또 어차피 쓰지 않고 모셔둘 물건이라면 필요한 이들에게 싸게 파는 것이 서로 좋다고 생각했다.”

-여행 매니어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해외를 여행할 때면 명품은 사지 않는다. 대신 플리마켓은 꼭 찾아간다. 호기심이 많아 물건을 많이 산다. 시간이 지나면 취향이 변해 오랫동안 방치해 둔 물건도 많아진다. 이탈리아에서 사온 손목시계도 팔까 고민 중이다. 내 물건들이 거의 새것과 다름 없는 제품인데 싸게 살 수 있어 여행 매니어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 최근 이태원 도깨비시장에서 셀러로 나섰을 때 내 물품을 본 구매자들이 다음번 플리마켓 참가일정을 알려달라고 연락처를 주고 갔을 정도다. 그들은 나와 여행 취향이 같다고 여긴다. 아마도 다음 플리마켓에 내가 내놓을 물건들도 자신들의 취향일 것이라고 짐작했던 모양이다. 취향이 같으면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김현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