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고, 잘 때리고, 잘 달리고 … ‘3선발 위기설’ 진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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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한국시간)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이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2회 말 1타점 2루타를 친 류현진은 야시엘 푸이그의 후속 안타 때 홈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AP]

류현진(26·LA 다저스)이 시즌 13승을 올렸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3분의1이닝 동안 8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9-2 승리를 이끌었다. 평균자책점도 3.08에서 3.02로 낮췄다. 이전 두 번의 등판에서 연거푸 패한 뒤 떠오른 위기론을 잠재우는 13승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유독 1회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1회에만 6개의 피홈런을 허용했고, 피안타율은 0.295까지 올랐다. 지난달 25일 보스턴전에서는 1회에만 4점을 헌납하며 시즌 5패째를 떠안기도 했다. 이날은 달랐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거침없는 투구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막아냈다. 1회 초 첫 타자 크리스 데노피아(33)에게 연속으로 직구 3개를 던져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윌 베나블(31)에게도 힘있는 직구로 윽박지른 뒤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고, 후속 제드 저코(25)에게는 시속 94마일(151㎞)의 빠른 직구로 헛스윙을 뽑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숨을 돌린 2회 초 헤수스 구스만(29)과 로간 포시테(26)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선제점을 내줬지만 평정심을 찾은 류현진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이후에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쾌투를 이어갔다. 3회 초 연속 안타로 1사 1, 2루에 몰렸지만 저코에게 3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해 고비를 넘겼다.

 타석에서도 괴력을 발휘했다. 류현진은 0-1로 뒤진 2회 2사 2루에서 타석에 섰고, 상대 선발 에릭 스털츠(34)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7구째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그대로 때리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1-1 동점. 류현진은 이어 야시엘 푸이그(23)의 짧은 좌전 안타 때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좌익수 구스만의 송구를 포수 닉 헌들리(30)가 빠뜨린 사이 슬라이딩을 하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다저스 타선은 4-1로 앞선 7회 말 두 번째 투수를 상대로 타자 일순하며 홈런 2개 등 안타 5개와 볼넷을 묶어 5점을 뽑아내면서 류현진의 13승을 이끌었다.

 류현진은 13승을 올리며 클레이튼 커쇼(25), 잭 그레인키(30)와 함께 나란히 팀 내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게 됐다. 남은 시즌 동안 다섯 번 정도의 선발 등판이 가능해 데뷔 시즌 15승 달성도 바라보게 됐다. 더욱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LA 다저스의 ‘3선발’ 입지도 다졌다. 최근 팀에 합류한 리키 놀라스코(31)의 ‘위협’을 뿌리치는 13승이었다. 놀라스코는 지난달 29일 8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1승(9패)째를 올리는 등 맹활약하며 류현진의 입지를 위협했다. 류현진이 지난 14일 뉴욕 메츠전에서 승리를 따낸 후 20일 마이애미전, 25일 보스턴전에서 2연패에 빠지며 위기론에 힘이 실렸다. 류현진의 승리로 LA 다저스도 새 기록을 썼다. 8월 들어 22승째(6패)를 올린 다저스는 브루클린에서 LA로 연고지를 옮긴 1958년 이후 월간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온라인 중앙일보·중앙선데이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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