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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發 먹거리 공포 적극 대응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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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호 02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일 원전 내 저장탱크 한 곳에 담겨 있던 방사능 오염수 300t이 바다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22일에는 다른 저장탱크 두 곳에서도 방사능 유출이 감지됐다. 아사히신문은 24일 후쿠시마 원전의 전용 항만에서 채취한 바닷물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일주일 새 8~18배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미 21일 원전 사고 등급을 1등급에서 3등급(중대한 이상 현상)으로 두 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국내에 미치는 충격도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당장 수산물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수입산이라면 무조건 회피하는 분위기에 상인들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일식당 가는 게 왠지 꺼려진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방사능 괴담’이 끊이질 않는다. 출처 불명의 ‘카더라’ 글들이 인터넷을 도배하면서 먹거리 안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22일 정홍원 총리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수입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결과를 2주 간격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처가 너무 안이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처럼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선 철저하고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정치권에서도 강력한 정부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최악의 경우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 전면금지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허용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제라도 철저한 검역을 통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적극 해소해야 한다. 일부 농수산물 검사에 그치는 표본조사 대신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 먹거리 안전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줘야 한다. 원산지 표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깊다는 점을 감안해 수입 농수산물 유통에 대한 감시·감독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여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현지조사 결과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가 누출된 저장탱크를 하루 두 차례씩 점검했다면서도 정작 점검 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염수도 조금씩 유출된 것으로 추정될 뿐이지 구체적으로 탱크의 어느 부위에서, 왜 유출되고 있는지 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로선 일본 정부가 방사능 유출 사고 관련 정보를 은폐·축소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 그래야 ‘방사능 괴담’에 불안해하는 국민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 확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명제이자 가장 기본적인 정부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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