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절단의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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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스레이·사만 캄보디아국방군 참모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6명의 캄보디아 친선사절단이 4일하오 김포공항착 내한하게 되었다. 캄보디아 친선사절단은 그동안 태국·자유중국을 순방하고 이들 국가에대해 캄보디아 사태해결을 위한 군사 및 비군사 지원을 요청한 바 있었으며, 이번 방한중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군사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의 친선사절단이 공식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1966년 12월에 영사관계가 단절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우리는 우선 동사절단의 방한과 더불어 한국과 캄보디아간의 이해가 촉진되고 양국간의 협조가 증진되리라는 점에서 그들의 방한을 중심으로 환영하고자 한다.
3·18 정변이래 캄보디아 사태는 아연 동남아관계국은 물론 한국의 지대한 관심사로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5·l 미-월 연합군의 캄보디아사태 개입이래 캄보디아사태의 추이에 대해서는 전세계의 이목이 날카롭게 쏠려있는 것이다.
정변이후 캄보디아의 신정권이 시아누크정권의 구질서와 구외교노선을 과감히 쇄신하고, 종래의 친공적이던 것에서부터 친서방으로 대전환을 하게 된 것은 동남아의 새 국면을 이룩하고 신체제의 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높이 평가될 만한 것이었다. 특히 캄보디아가 태국·월남을 비롯해서 한국과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3·18 캄보디아 정변이전의 정세와 비교해서 놀라운 대전환이었으며 자못 금석지감이 있다 할 것이다. 우리는 캄보디아사태의 장래 발전이 동남아 또는 월남전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며, 캄보디아사태가 하루 속히 안정되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또 그를 위해 관계국이 캄보디아가 요청하는 지원과 협조에 인색할 수 없다는 것을 피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캄보디아에 대한 지원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면서도 적지않은 제약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캄보디아사태가 전개됨에따라 그동안 캄보디아에 대한 지원형태를 여러 가지로 검토한 바 있었고, 국교정상화를 모색한 바 있었으며, 결국 비군사적지원을 제공하기로 방침을 결정한 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캄보디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서는 마땅히 군사원조가 고려될 만한 것이지만 그것은 한국이 직면한 내외정세는 물론, 그 명분과 조건을 찾기가 힘들고, 그것은 거의 실현 불가능함을 솔직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로서 무엇보다 한국은 북괴의 도발에 직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월남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의 능력으로 보아 전선을 2면, 3면으로 전개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캄보디아 사절단의 내한과 더불어 군사지원문제가 논의될지도 모르지만 한국은 기탄없이 한국의 입장을 개진하여 한국의 제반사정으로 보아 그것이 어려움을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으로서는 이들을 위해 비군사적 부문에 걸쳐서는 우리의 힘이 미치는 한도내에서 최대의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밝혀, 그 길이야말로 양국의 현실에 부합되는 최대최선의 지원이며 협조임을 알려야할 것이다.
양국의 협조체제를 발전시키는데 있어서는 지원형태 여하에 달려 있다기보다는 공동목표의 달성을 위한 상호이해의 증진과 공동의 노력이라고 하겠다. 우리는 이번 캄보디아 사절단의 방한과 더불어 무엇보다 협조체제의 토대가 될 상호이해가 증진되어야 할 것이며, 지원에 앞서 정치·경제·문화면에 걸친 밀접한 관계가 선행해서 수립되기를 바라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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