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오존 구멍 둘로 갈라지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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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오존 구멍의 위성 사진. 9월말 진한 푸른색으로 표시된 오존 구멍이 갈라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남극 위쪽에 있는 오존의 구멍이 하늘에 거대한 아메바가 떠 있는 것처럼 두 부분으로 갈라져 최남단 대륙 쪽으로 퍼지고 있다.

항공우주국(NASA·이하 나사)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기관들이 지난 20여년 전 오존 구멍을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로 이 같이 놀라운 상황이 관측된 것은 처음이다. 오존 구멍이란 대기 상층에 나타나는 계절적 비행운을 의미한다.

오존층은 성층권의 일부로 지구 표면 위 6~30마일 상공에 퍼져있다. 오존층은 피부암을 유발하는 유해 자외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오존층이 없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의 위성 사진을 보면 지난 2년에 비해 오존 구멍이 상당히 축소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손상되기 쉬운 오존층이 복원됐다고 결론을 짓기에는 자료가 불충분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기상학자 크레이그 롱은 "남극의 비행운이 갈라지는 모습이 지난 9월 처음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 가을 남반구 성층권에서 특별히 심한 기상 변동이 일어나 이처럼 오존 구멍이 갈라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의 오존 연구자인 폴 뉴먼에 따르면 대기의 기온이 전례 없이 따뜻해 갈라지기 전 이 구멍의 크기가 작아지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70년대부터 위성과 기구, 지상의 장치 등을 통해 남반구의 겨울~봄에 해당하는 몇 개월 동안 남극 대륙 위쪽에 일시적으로 오존 구멍이 열리는 모습이 관측돼왔다.

방취제, 살균제, 페인트 등의 분사 제품에 사용되는 특정 염소, 브로민 화합물이 이 같은 대기 상태를 만든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90년대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사용을 중단하기로 된 이 산업 오염물질들은 대기 상층부에 남아 오존 분자들을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6~2001년 사이 오존 구멍은 2천4백만㎢로 확장됐다. 2000년도의 구멍은 미국 크기의 3배 정도에 해당하는 2천8백만㎢ 넓이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나사는 2002년 9월 초 예비 측정 결과 계절적으로 나타나는 이 구멍이 1천5백만㎢ 너비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남극의 상층 대기는 보통 8~9월경이면 냉각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차가워진 기온은 연약한 오존 분자를 파괴하는 산업용 화학물질이 떠다니는 얇은 구름의 형성에 관여한다.

그러다 10월이 되면 이 대기 지역의 온도가 높아져 오존 구멍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국립해양대기청과 나사의 과학자들은 올해의 오존 구멍의 모양은 기상 패턴으로 인한 이상 현상으로, 장기 추세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먼은 "염소 및 브롬 화합물이 오존 구멍을 유발했지만, 기온도 오존을 손실시키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라고 말했다.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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