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영화 깨나 보았다는 사람 치고 캐럴·리드 감독의 『심야의 탈주』를 기억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프레드릭·로렌스·그린의 소설 『Odd Man Out』의 영화화로서 스타 제임즈·메이슨의 출세작이기도한 명화-.
『잃어버린 양지』(파라마운트극장)는 미국 흑인들의 민권 데모로부터 시작된다. 황폐한 도심지에서 더럽고 가난하게 사는 니그로들의 모습-. 시드니·포이티어는 민권운동의 지도자로, 투옥된 동지들의 가족을 부양할 기금을 만들기 위해 부하들을 이끌고 75만 달러의 현금을 강탈한다.
이른바 영상파다 뭐다 해서 화면미를 추구하는 것이 영화예술의 정통인 듯 알려졌지만, 영화는 소설이나 연극 못지 않게 사회성을 띤 작품들이 끊임없이 명맥을 이어왔다. 1969년 작이라는 이 영화가 증명하고 있고, 또한 우리가 흔쾌히 여기는 것이 바로 이 문제인 것이다. 돈만 알고 저능한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사양길을 걸으면서, 뉴요크 파라는 신진기예영화작가들이 영화예술 중흥의 기치로 들고 나온 것도 바로 이 문제였다.·
오래간만에 보는 시드니·포이티어도 반갑지만, 백인 여우 조앤·심커스, 그리고 흑인 조연진의 열연은 시종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수입된 이름 그대로의 문제작.
검열에서 데모 진압 신이 몹시 잘린 것 같아서 연결이 잘 안된 것이 큰 흠이고, 라스트·신은 시대감각에 뒤진 느낌이 든다.
영화의 오락성에 혐오를 느낀 감상객에게 적격인 고급품<김기팔>김기팔>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