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3의 내우…경기후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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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미국의 경제는 전반적인 기업이윤의 감퇴, 계속되는 물가고와 늘어만가는 실업률 등으로 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군의 캄보디아개입으로 인도지나반도의 사태가 격화, 세계가 떠들썩하고 국내적으론 대대적인 반전 데모가 일어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정작 미국서민대중들의 관심은 그들의 일상사에 더욱 깊이 기울고있다.
지난 4월말 현재 실업자수는 약4백만명으로 지난 5년이래 최고의 실업률을 나타냈으며 소비자물가는 68년이래 11.5%나 상승, 일반가계를 위협하고 있다.
기업이윤의 감소 및 실업률의 증가 등의 여러 현상이 일어난 것은 닉슨 정부가 인플레 억제를 위해 벌인 긴축정책으로 인한 경기 후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데 이러한 경제정세의 변동으로 인해 미국서민들 사이에선 전례 없이 소비를 억제하고 들어온 돈을 예축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
최근 유·에스·뉴스·앤드·리포트 지가 전국에 걸쳐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은 이 때문에 전에 없이 많은 수가 장래에 대한 밝은 전망을 갖지 못하고 좌절감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금년 1·4반기중 기업체들의 이윤은 작년동기에 비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년간판매고 1백만불이하의 기업체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체의 이윤이 떨어진 이유는 고용원들의 임금인상과 판매고의 하락 때문. 디트로이트시의 엑티브·툴·컴퍼니의 경우 금년 1·4분기 판매고는 69년 동기에 비해 10%떨어졌으며 이윤은 20%나 떨어졌다.
그런가하면 아틀랜타의 한 술집의 경우 한잔에 25센트 하던 술값을 30센트로 20%인상했으나 임금이 약 배로 올라 장사는 작년만 못해졌다.
임금이 올랐다고 해서 서민들의 생활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임금인상의 폭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있는 것이다.
예로서 68년에 주급 1백4불90선을 받던 근로자의 최근 임금은 1백17불55선으로 12불65선이 많아졌지만 세금이 11불60선에서 14불45선으로 2불85선이 늘어났으며 거기다 물가상승률 11.5% (10불60선)를 제하고 나면 실질수입은 오히려 83선이 줄어든 셈이라는 것이다.
기업체들이 이윤하락 때문에 규모를 축소하게되자 연쇄반응으로 실업자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1백개 학교에서 5천명의 선생을 해고했는데 이는 취학아동의 수가 줄어든 데도 원인이 있다.
최근에는 신문에 나는 구인광고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내년도 대학졸업생은 처음으로 취직난에 봉착하게될지 모른다고들 우려하고있다.
한편 가계의 수입이 줄어들자 소비자들은 지출의 규모를 대폭 줄이고 생필품 외에는 사는 것을 보류하고들 있다.
자동차라면 신형으로 바꾸지 않고 못 배기는 미국인들도 대부분이 구형을 그대로 소지하려 해 금년에는 자동차판매고가 떨어지고 자동차생산업자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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