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실종자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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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3일이 지났지만 실종자 숫자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대책본부에 신고된 실종자 수는 총 3백7명. 중복 신고자를 제외하면 2백71명이 정확하다고 대책본부는 밝히고 있다.

실종신고자 전원이 이번 사고로 숨졌다면 시신은 현재 월배 차량기지에 견인돼 있는 1080호 차량 안에 남아 있어야 한다. 처음 화재가 발생한 1079호 전동차의 경우 대부분의 승객이 탈출했거나 숨진 사람의 경우 시신이 전부 수거됐기 때문이다. 역사 안에서도 시신은 모두 수습됐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 측은 20일 "1080호 열차 안에 있는 시신은 79구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거의 최종으로 확인된 숫자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유족들이 주장하는 숫자와 큰 차이가 난다.

유족들은 "사고 당시 개찰구를 통해 들어간 사람과 나간 사람 숫자를 비교해 보면 정확한 실종자 수를 파악할 수 있는데도 지하철공사가 희생자 수를 줄여 책임을 축소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연기가 자욱한 아수라장에서 승객 거의 모두가 지하철 표를 반환하지 않고 역을 빠져나갔다"며 "실종자 가족들의 주장에 따라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의미있는 숫자가 나오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KTF 등에서는 실종자가 마지막으로 통화 접속한 기지국의 위치를 유족 등에게 확인해 주고는 있지만 이 역시 신청자에 한해 제공돼 전체 실종자 수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사고차량이 보관돼 있는 월배 차량기지 주공장에선 20일 하루 동안 시신 수습 전단계인 좌표설정 작업이 이뤄졌다. 서울.부산 등에서 차출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문인력 28명과, 대검 유전자감식팀 2명, 경북대 채정민 교수(법의학), 경찰 화재감식반원들이 투입됐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대구지검 최상철 부부장검사는 현장에서 "오늘부터 본격적인 시신 수습에 들어갔지만 시신 발굴작업에만 3일 이상 걸릴 것"이라며 "열차 내의 시신이 몇구인지는 그때 가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신 전체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는 3~4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차량기지 내에 영안실을 설치해 시신이 수습되는 대로 안치할 방침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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