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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로 돌아온 숙제 연탄개스 제거|"지금까지의 제독방법은 효과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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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9공탄의 제독문제는 가정주부들의 최대 관심사일 뿐 아니라 너무나 커다란 사회문제다. 해마다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생명을 좀먹으며 중독사태를 일으켜 서울시는 이의 해결방안을 위해 1천만원의 현상금을 내걸기까지 했다. 무려 2천3백여건의「아이디어」가 나와 관심도를 증명하기는 했지만 한건도 특이한게 없어 별무 신통으로 끝난바 있다. 연탄중독의 원흉은 두말할 필요 없이 일산화탄소(CO)다. 이 일산화탄소의 제거내지 감소를 위한 노력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어 상당한 진전을 보기에 이르렀다. 사계의 연구진들의 이에 대한 연구발표가 있었는가 하면 여러종류의 제독제나 제독 기구등이 상품으로까지 등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내용과 제독제 및 제독기구는 전혀 엉터리이거나 거의 효과가 없다는게 이번에 밝혀졌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응용화학과의 이문득교수(47)의 화공학회에서의 연구발표가 바로 그것. 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정도의 새로운 연구결과로서 너무나「쇼킹」한 이야기들이다.
지금까지는 연탄의 일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방법으로「반트·호프」방정식, 즉 2차반응 이론을 도입한 일산화탄소의 재연소에 의한 제거방법이 주된 연구「테마」였고 또 이를 위해 많은 연구진이 많은 연구비를 소비해 가며 시간을 보내 왔다. 연탄에서 불완전하게 연소되어 나오는 일산화탄소를 다시 연소시켜서 탄산개스(CO)를 만든다는 이론이다.
또 다른 방향은 연탄의 연소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많은 공기, 즉 많은 산소를 공급한다는 큰 원칙하에서의 연구였다.
셋째는 종래의 상향식 연소방법이 아닌 하향식 장치를 한 연소방법이 있었다
네째, 시중에『연탄「개스 99% 제거』 라는 선전문귀와 더불어 나와 있는 연소보조 기구와 연탄위에 덮도록 돼 있는 제독제내지 기구의 개발이다.
불행하게도 여태까지의 연탄 제독방법은 궤도를 완전히 벗어난 시행착오였다는게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서울특별시의 연구비 보조로 7개월동안에 걸쳐『두더지 교수』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밤을 새우며 연구 검토한 이문득교수의 이번 발표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금까지의 연구방향이 얼마나 빗나가고 있는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이 교수의 연구는 탄산착화합물설, 즉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은 탄소와 산소의 결합방정식이 주된 바탕이 돼 있다.
지금까지의 많은 학자들의 목표였던 2차 연소에 의한 일산화탄소 제거는 실험결과 오히려 역효과였음이 드러났다.
연탄에서 나오는「개스」를 다시 한번 태움으로써 일산화탄소를 탄산「개스]로 변화시킨다는 상식적 이론은 섭씨 7백도에서 일산화탄소의 25·7%가 탄산「개스]로 변하는 대신 1차 연소에서 모처럼 생긴 탄산「개스] 의 상당량이 일산화탄소로 다시 변해 결과적으로는 죽음의「개스」로 더욱 많이 나왔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연구방향이 틀렸다는 것을 말해 주는 너무나도「쇼킹」한 이야기여서 학자들 사이에서도 큰 물의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탄산「개스」의 일산화탄소 환원율이 연소온도가 섭씨 9백50도 일때는 1대1로 발생하고 1천도 이상이 되는 경우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탄이 활짝 피어탈 때는 l천도가 넘는다) 여기서만도 새로운 문제점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연탄을 처음 피울 때에 즉 저온일 때 신경을 많이 써 왔는데 훨훨 타는 고온때에 더욱 많은 일산화탄소가 발생하여 문젯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초기 연소때는 아황산「개스」(SO2)가 발생하여 냄새가 나기 때문에 신경을 써 왔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로 공기 즉 산소를 많이 공급해 줌으로써 일산화탄소를 더 많이 연소시켜 버린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연구 역시 큰 오류라는 것도 증명하고 있다.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1분간에 4·7ml의 공기를 공급해 줬을 때 일산화탄소의 발생이 최하위였고 그 이상 공급했을 때는 오히려 더욱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셋째, 상향식의 연소 방법이나 하향식의 연소 방법이나 거의 동일한 일산화탄소가 발생했음도 실험에서 증명되었다. 지금까지는 하향식 연소방법이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를 제거한다고 하여 어처구니 없게도 권장되어 왔다.
네째, 시중에 팔고 있는 연소 보조기구나 제독제를 사용 실험한 결과 아황산「개스」가 발생하는 초기 단계에서, 약간 덜 발생했을 뿐 마찬가지라는 것도 드러나 지금까지의 연구가 얼마나 착오를 일으켰는가 증명하고 있어 앞으로 연구에의「터닝·프인트」를 제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제독의 새로운 방법까지 연구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연탄이 연소될 때 내부에서 산소와 쉽게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산소은행 역할의 물질을 연탄에 넣어서 제조하는 방법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제 1차적인 실험에서 섭씨 1천도까지의 연소도중에서도 0·02%의 안전도를 넘지 않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
어쨌든 우리네 생활의 필수품인 연탄과 그 제독방법을 둘러싼 연구에 새로운 활력소를 이 교수는 불어넣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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