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모터쇼 美 중형차 야망의 계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95회 '시카고 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시카고 매코믹 전시장. 디트로이트 모터쇼와 함께 북미 최대 규모로 열리는 시카고 모터쇼에는 수많은 인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20년째 이 모터쇼를 참관하고 있다는 시카고 드폴대 최진욱(경제학)교수는 "시카고 모터쇼는 미국 자동차 판매 성수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열려 그해 북미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올해의 주제는 '편안함'과 '연비 효율성'=이번 모터쇼의 주제는 안전성을 고려한 편안함과 연비 효율성이었다. 다지 어벤저나 다지 매그넘 등 중형차들은 대부분 운전자의 편안함에 주안점을 뒀다. 운전자가 편안하게 차를 몰 수 있도록 승용차의 구조가 만들어졌다.

시보레 SS시리즈의 경우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8기통에서 4기통으로 변환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그동안 미국에서 승용차를 생산하거나 팔 때 연비 효율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모터쇼에선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많이 따지고 있었다.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과 기름값 인상 등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빅3'의 중형차 시장 탈환 작전=혼다 어코드와 도요타 캠리. 미국 중형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일제 차들이다.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자동차사들이 올해를 '일제차 따라잡기'의 해로 잡았다. GM은 폰티액 그랑프리를 선보였다. 이 차는 올 봄에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또 가을에 나올 몬테카를로 SS,시보레 임팔라 SS 등 신세대 중형차들을 선보였다. 2004년형 시보레 말리부 맥스에는 운전자의 다리 길이에 맞게 움직이는 페달과 원격 조종장치, 앞뒤 조절이 가능한 백시트 등을 채택했다.

GM의 개리 코거 북미담당 사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는 신차 생산 투자의 65%를 트럭에 쏟아 부었으나 올해부터는 65%를 승용차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도 1996년까지 가장 잘 팔렸던 중형차인 토러스의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신차를 발빠르게 내놓았다. 또 올봄에 출시할 머큐리 메신저도 선보였다.

◇틈새 시장 노리는 한국업체=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역대 최대규모의 차량을 출품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급 차종에서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형차로 미국.일본차의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덜 꾸민 전시공간 등으로 인해 한국 차량을 구경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은 상대적으로 뜸했다. 현대는 크로스오버 컨셉트카인 OLV와 함께 7개 차종을 선보였다.

GM대우는 소형차 아베오(칼로스)와 준중형 포렌자(라세티),중형 베로나(매그너스)를 공개했다. 기아는 최초의 컨셉트카인 KCD-1을 비롯, 미니밴 세도나,SUV 쏘렌토 등 6개 차종을 출품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모터쇼를 통해 현지 고객층의 취향과 선호도는 물론 경쟁사의 신차종을 분석, 향후 제품개발 및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김동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