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지폐 시대가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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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플라스틱 지폐 - 내구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실제로 훼손하기 어렵다.
당신은 이것을 세탁할 수도 둥글게 말 수도 있다. 또한 구길 수도 있으며 찢으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닐 지폐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비닐 지폐는 일반 지폐보다 약간 더 반짝이지만 역시 돈의 구실을 한다. 비닐 지폐는 진짜 돈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십년 동안 비닐 지폐는 호주의 지폐 사용 현장에서 화폐의 일부분으로서 통용되어 왔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비닐 지폐는 전 세계의 지갑속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멕시코가 비닐 지폐를 채택했다. 이로써 멕시코는 가장 최근에 비닐 지폐를 채택한 국가가 됐다. 멕시코는 호주 멜버른에서 철저한 테스트와 인쇄를 거쳐 20페소 지폐를 새로운 비닐 지폐로 대체했다.

멕시코는 비닐 지폐를 도입한 다른 20여 국가의 행렬에 동참했다. 호주, 뉴질랜드,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함께, 브루나이와 태국도 자국의 지폐를 비닐 지폐로 대체한 몇몇 아시아 국가 중 하나다. 네팔도 다음 달에는 비닐 지폐 도입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시아 밖의 지역에서는 브라질, 루마니아, 그리고 쿠웨이트와 같은 국가들도 역시 비닐 지폐를 채택하고 있다.

유로화, 그리고 관행의 고수

비닐 지폐에 대하여

- 호주는 1988년 처음으로 폴리머(플라스틱) 지폐를 발행했다.

- 1996년, 호주에서 유통되는 모든 지폐가 비닐 지폐로 대체 완료됐다.

- 멕시코는 2002년 9월 비닐 지폐를 사용하는 20번째 국가가 됐다.

- 비닐 지폐는 일반 은행권보다 생산 비용이 50% 더 든다. 그러나 종이 지폐보다 5배 더 긴 수명을 자랑한다.

- 비닐 지폐는 재활용이 가능하며 더 깨끗하고 일반 지폐에 비해 위조하기도 어렵다.

비닐 지폐로 전환하는 이유를 찾아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닐 지폐의 투명창과 홀로그램 효과 때문에 폴리머 기질(基質)로 만들어진 비닐 지폐는 내구성이 더 뛰어나며 깨끗한 상태를 더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위조하기도 더욱 어렵다.

비닐 지폐는 일반 종이 지폐보다 4-5배 긴 수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폐기 처리되는 수명의 말미에 비닐 지폐는 작은 알갱이로 재생돼 바퀴가 하나 달리 수레바퀴나 퇴비 저장소와 같은 비닐 정원 제품으로 변형된다.

이는 올 초 유럽에서 있었던 사건과 극명히 대조되는 것이다. 올 초 독일 중앙 은행은 단지 3개월 동안 통용된 5천만 유로의 유로 지폐를 펄프로 만들었다.

호주 중앙 은행과 국립 과학 연구 기구인 시시로(CSIRO)는 합작으로 비닐 화폐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안정성을 담보한 돈

호주 은행권과 다른 나라의 샘플들은 특수한 재료를 이용해 멜버른에서 인쇄되고 있다.

시큐런스사의 마엘스 커티스 전무 이사는 "우리는 유럽과 미국을 포함 전 세계 거의 대부분의 주요 중앙 은행권을 시험 대상으로 삼아왔다"고 밝혔다. 시큐런스사는 1996년 설립된 합작 법인으로 호주 준비 은행, 호주 중앙 은행과 UCB, 벨기에의 다국적 영화사, 화학회사, 그리고 제약사가 설립에 참여했다.

커티스 전무 이사는 "우리는 2000년에 중국에서 비닐 지폐를 발행했다. 그러나 이것은 5년에서 10년이 소요되는 계획이다. 지폐 발행과 관련된 사업에서 성과는 즉시 나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닐 지폐의 단점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로 우선 생산 단가가 높고, 둘째로는 사치스런 사람들이 담배에 불을 붙이기에 비닐 지폐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비닐 지폐는 위조하기 어렵고 이는 은행의 있는 돈과 같이 안전성을 담보하게 된다.

MELBOURNE, Australia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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