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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복병 소화기 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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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부터 봄을 타는 사람이 늘어난다. 몸이 나른하다, 피로하다, 밥맛이 없다는 등 활짝 피어 가는 식물들과는 대조적으로 몸이 늘어져 맥을 못쓰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된다. 고광도(우석대부속병원 내과과장)씨와 이상종(고려병원 내과과장)씨에게 봄철의 건강관리를 들어본다.
봄철에는 감기와 더불어 소화기 계통의 병이 많이 발생한다. 유행성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아메바성 대장염·갑상선 기능상실병 등이 봄의 소화기병들인데 요즘에는 특히 유행성간염환자가 늘고 있다. 이것은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서 등산이나 캠핑을 할 때 산골짝의 물을 받아먹거나 음식을 깨끗이 다루지 않아서 구강을 통해 감염된다. 초기의 증세로는 식욕부진·구토·설사·상복부의 팽압감 등이 나타난다.
위궤양·십이지장궤양도 4, 5월에 가장 많이 생긴다. 원인은 여러 가지 스트레스·과식·음식 부주의로 생기는데 대체로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많다. 위궤양은 30∼40세에, 십이지장궤양은 20∼40세에 많이 발생한다. 증세는 식후 2시간 혹은 공복시에 통증이 있고, 신트림이 나오거나 가슴이 쓰리면서 식욕이 감퇴하는 것이 보통이다. 초기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허리왼쪽이 아파 신경통으로 잘못 아는 수가 많다. 이 병은 봄마다 재발하는 수가 많아 치료에 가장 신중을 필요로 하는데 우선은 정신적·육체적 안정을 해야한다. 식이요법으로는 근본적으로 위 운동과 위 분비를 지나치게 하는 자극성 식품을 금하고, 부드럽고 소화 잘되는 식품을 조금씩 먹어야 한다.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여 위 내부의 상처를 안정시키도록 한다. 또 특정한 병명은 없으면서 밥맛을 잃고 나른하여 만사에 의욕을 잃는 소위 봄을 타는 사람도 많다. 이것은 자율신경기능의 부조화가 원인으로 환절기에 신경의 적응이 잘 안되어서 생기는 증상이며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겐 증상이 더 심하다. 병이 없는 사람이라도 기온이 갑자기 높아지는 계절에는 특히 자신의 건강에 신경을 써야한다. 충분한 수면과 영양을 취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의 첩경이다. 체력에 알맞는 운동을 하여 얻은 피로는 심신의 긴장을 풀고 단잠을 잘 수 있게 하나 지나친 피로는 신경질·불안감·불면증 등을 일으킨다. 봄철의 등산이나 여행의 스케줄은 자기체력이나 건강상태에 알맞게 시간과 코스를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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