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층 시민 아파트 도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8일 상오 6시 20분쯤 서울 마포구 창전동 산 2 와우시민「아파트」제15동(연건평 3백 30평)이 무너져 15가구 60여명이 매몰, 하오 3시 현재 11명이 죽고 36명을 구출했으나 나머지 20여명은 생사를 알 수 없다. 또「아파트」가 무너지면서 30m아래 이계준씨(50·마포구 창전동 28)집 등 세 집을 한꺼번에 덮쳐 이씨의 맏딸 춘자양(23)이 죽고 12명이 구출됐다. 사고 대책 본부는 군·경·예비군·구청직원 등을 동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출된 사람은 모두 중상자로「세브란스」병원 ,적십자병원, 한일병원, 국립의료원에 분산, 응급치료를 받고있다.<관계기사 7면에>
아침 6시 20분쯤 와우산에 산책 나왔다 사고현장을 목격한 김용태씨(55·마포구 창전동 3통 6반)에 의하면 산꼭대기에 올라 마포 쪽을 내려다보며 심호흡을 하고있을 때 갑자기 『꽝! 으지직하는 천둥소리가 나며 2층 허리 부분이 꺾어지면서「아파트」가 와르르 주저앉아 50m 언덕 아래로 허물어져 내렸다』고 말했다. 이때 무너지며 울린 굉음은 1천m나 떨어진 서강「버스」 종점까지 퍼졌다.
사고 현장엔 솥·옷가지·이불 등 살림살이가 언덕 아래로 마구 흩어져 있었으며 여기저기「블록」더미 속에서『사람 살리라』는 신음 소리가 새어나고 있었다. 사고직후 긴급 출동한 경찰관 2백여명은 예비군·마포구청 직원·주민 등 2백여 명과 합께 구조 작업을 펴고 있으나 워낙 육중한 「블록」더미에 깔려 있기 때문에 가볍게 눌린 36명만 꺼냈을 뿐 작업은 지지부진이다. 무너진 제15동은 30가구가 들 수 있는 5층 규모의 「모델·아파트」다.
지난해 6월 26일 대룡 건설(대표 장익수 55 ·중구 을지로 3가 346의 3)에서 착공, 12월 26일 마포 구청의 준공 검사를 받아 지난 3월초부터 입주하기 시작, 8일 현재 15가구 63명이 들었는데 약 20일 전부터 전면 왼쪽이 위에서부터 갈라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경사 60도의 비탈 위에 10여m만 닦아 「아파트」를 지었기 때문에 해토로 지반이 비탈 아래로 밀리면서「아파트」가 주저앉은 것으로 보고 시공업자 장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협의로 입건했다.

<사망자>(12명)
▲이춘자(23) ▲임병현(여·4) ▲하선희(22) ▲유종완(35) 고정자(34)부부, 아들 태균(8) 딸 경미(11)등 1가 4명 ▲최호영(19) ▲45살 여자 ▲30살 여자 2명 ▲15살 여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