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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건강한 스타일

중앙일보

입력

여름 멋쟁이가 되기 위해서는 유행 아이템의 소재와 재질 등을 확인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글라스는 앤디 울프, 에스까다 by 세원ITC, 원피스는 망고스틴, 코르셋은 아장 프로보 카퇴르, 흰색 웨지힐은 슈대즐, 파란색 웨지힐은 찰스앤키스.

빨강·노랑 알록달록 색상의 선글라스, 나무·메탈 소재가 시원한 느낌을 주는 웨지힐. 여름철 얇아진 옷 속에 울퉁불퉁한 몸매를 잡아주는 보정 속옷…. 여름 멋쟁이가 되기 위한 필수 아이템들이다. 하지만 여름 한 철 쓰고 만다는 생각에 무작정 싼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제품이 쉽게 망가지는 것은 물론 오래 착용할 경우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직장여성 이지현(32·경기 부천시 상동)씨는 얼마 전 서울 도심 한 노점에서 선글라스를 구입했다. 초록빛 렌즈와 나비모양 안경테가 마음에 들었다. 가격도 1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열번도 쓰기 전에 고물이 돼버렸다. 렌즈 코팅이 벗겨지고 여기저기 긁혔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얼마인지도 알 수 없었다. 오래 착용하면 왠지 눈이 피곤했다.

 싸고 예쁘다는 이유로 아무 기준 없이 선글라스를 구입하는 여성들이 많다. ‘한 두달 잠깐 쓸 건데 뭐?’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샀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자외선 차단율이 낮거나 코팅 상태가 불량하면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고려대 가정의학과 한병덕 교수는 “선글라스를 잘못 선택해 착용하는 경우 확장된 동공에 자외선을 쏟아 붓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눈부심, 안구 건조, 일광망막염 등을 야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도금 상태가 불량한 금속 테는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대학생 김희영(24·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그간 눈여겨본 웨지힐(밑창과 굽이 연결된 형태의 여성용 구두)을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했다. 할인행사를 이용해 10% 싸게 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물건을 받아본 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굽이 너무 무거워 조금만 걸어도 발이 피곤했다”며 “힐을 감싸는 크리스탈 장식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떨어져 수선을 맡기는 것도 번거로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웨지힐은 여성들이 여름철 멋내기용으로 많이 신는 통굽 구두로, 대부분 굽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폭이 좁아진다. 균형을 잡기 위해 엉덩이는 뒤로 빼고 배는 앞으로 내밀게 된다. 이 자세는 척추 근육을 긴장시키고 허리디스크를 누른다. 요통이 생기기 쉽다. 굽이 두껍다보니 무게도 만만치 않다. 굽이 높아 걷다가 발목을 삐끗하는 건 예사다. 종종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한 교수는 “웨지힐이 킬힐보다 편하다는 생각은 오산”이라고 전했다.

 장마철에도 멋을 포기할 순 없다. 갖가지 그림이 그려진 레인부츠(장화)는 장마철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빗물이라도 새어들면 순식간에 곰팡이 서식처로 둔갑할 수 있다. 습한 데다 통풍이 안 되는 구조여서 무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장마 후 찾아오는 무더위엔 쪼리(플립플랍)를 많이 신는다. 쪼리는 엄지 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에 고리가 있는 신발이다. 신발이 벗겨지지 않도록 힘을 주며 걷게 되는데, 발가락이 발등 쪽으로 세게 젖혀지게 마련이다. 종아리 앞쪽 근육이 뭉칠 수밖에 없다. 심하면 발뒤꿈치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이다.

 하늘하늘거리는 티셔츠나 원피스를 입기 위해 착용하는 보정속옷은 소화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복부를 꽉 조이기 때문이다. 숨쉴 때 횡격막이 충분히 내려가지 못해 호흡도 방해된다. 장시간 착용하면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살과 맞닿는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물집·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하반신 보정속옷을 오래 입으면 질염에 걸릴 수도 있다. 멋과 스타일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좀 더 합리적인 선택 기준이 필요한 때다.

<글=정심교·유희진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김현진" 기자
모델=이수정(케이플러스), 헤어=혜진, 메이크업=김정현(김청경퍼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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