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조작에 희생시킬 수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김포공항에 국방장관 등이 직접 나가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것은 공화당 당무회의에도 시비가 됐다. 그래서 길재호 무임소 장관은 『처음엔 불가피했으나 이제는 장관이 철수할 것』이라고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또 공화당 의원 가운데는 『그 비행기를 우리가 유도해서 골치를 앓을 것이 아니라, 일단 북괴로 보내서 그들의 처사에 대한 규탄을 유도하는 게 좋았을지 모른다』고 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신민당의 김수한 대변인은 2일 이 문제로 성명을 내기까지 했다.
김 대변인은 『승객을 구출하기 위한 사술이라고 하나 공항에 게양된 국기를 내리고 장병을 북괴병으로 가장 시킨 것은 국가위신을 손상한 경솔한 처사』라는 것이고 장관들이 공항에 나가 법석을 떠는 것도 지나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KAL기 승객도 어거지로 억류된 것으로 보아 선량한 JAL 승객도 잔류희망이라는 조작극으로 억류될 위험이 있어 그 같은 수단을 써서라도 JAL기를 북괴로 보낼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은 신범식 문공부 장관의 견해.
○…여야의 선거제도 개선협상이 종결 일보 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게된 것은 김진만 공화당 총무가「개인자격」으로 공동 제안하겠다는 얘기 외에도 공화당의 전문위원이 돌연 합의서 서명을 취소한데도 이유가 있는 듯.
여야 총무는 당초 『대통령 선거법 개정은 국회의원 선거법 개정에 준 한다』는 데 합의하고 양쪽 전문위원이 합의 사항을 정리해서 서명까지 했었으나 지난달 31일 저녁 공화당 전문위원이 정해영 신민당 총무를 찾아가 『그 서명은 잘못된 것』이라고 서명을 지워버렸다는 것.
여당 간부들이 「개인자격」을 앞세우는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선 보장」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신민당 간부는 박 대통령과 유진산 신민당 대표의 면담을 다시 추진하는 문제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오랫동안의 여야협상은 신민당의 선 보장 요구로 막바지서 난경을 겪었지만, 공화당 총무단은 『우리 입장을 납득시키면 풀리게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공화당 측이 낙관하는 근거에 대해 김휴상 부총무는 『김 총무가 개인 자격으로 서명하는 모양인데 공화당으로선 선 보장해준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그러는 것이지, 내면적으로는 당론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는 걸 신민당 측이 곧 알게될 것』이라고.
그래서 앞으로 총무간의 막후협상은 신민당의 불신해소에 주력하겠다는 것.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