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망명중의「우·누」와「코이랄라」를 만나고|성야방수(정강신문 논설위원)특별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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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어 필자는 태국의「방콕」으로 갔다.「버마」출신의「우·누」씨를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이일은「코이랄라」씨를 찾는 것 보다 더 어려웠다.「버마」의 현정부와 맞서 있는 형편이다. 그 나라대사관에 가서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다.
그 집의 외양으로 보아「우·누」씨는 태국정부의 호의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나서 제일 먼저 묻고싶은 이야기는 현재 및 지난날 그가 수상이었을 때의 국방상「우·바·쉐」씨와 상공상「우·초우·니엔」씨와의 관계에 대해서였다. 거기엔 복잡한 사연이 있었다.
「버마」독립의 아버지「온· 산」장군등 8명이 암살된 후에 그의 후배였던 청년활동가들을 집중해서 정권을 안정시킨 중심인물은「우·누」씨였는데, 그는 덕을 갖춘 인물이었으나 위엄과 지략의 인물은 아니었다. 이것을 보완한 국방상「우·바·쉐」씨의 용기와 상공상「우·초우·니엔」씨의 지략이 한데 모여「버마」의 황금시대를 이룩했던 것이다.
「우·누」정권의 초기의 목표는 사회주의와 불교를 조화시킨다는 막연한 것이었으나 「우·초우·니엔」씨가 처음으로 공산주의를 새로운 제국주의라고 공언하여 공산주의와의 사이에 명확한 선을 그었다.
수년후「우·누」씨는 스스로 생각하는 바 있어 스스로 수상직을「우·바·쉐」에게 사양하고 자기는 지지정당 조직에 전념하게 되었다. 이 정권이양은 순전이 환담하는 가운데 행해진 것이며 거기엔 아무런 다툼도 없었다. 고대중국의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양위한 고사를 생각하게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우·누」씨와 그 내각의 쌍벽이던 두 사람과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음모가 누구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
이는 얼굴을 가진 공산주의자가 꾸민 모략이 가장 주효한 일례일 것이다. 이렇게 해선 한쪽엔「우·누」파, 또 한쪽엔「우·바·쉐」및「우·초우·니엔」두 사람의파가 대립, 서로 싸우게된 것이다.
이것이 현재의「버마」수상인「네윈」에게「쿠데타」를 일으킬 틈을 만들어 주었다.
양파의 싸움은 총 선거결과「우·누」파의 승리로 나타나 일단락을 지은듯 보였으나 얼마 후 군을 장악하고 있는「네·윈」장군이 양파의 정쟁을 비난하고「쿠데타」를 일으켜 양파의 지도자들을 모두 구금하기에 이르렀다.「네·윈」장군자신은 처음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듯 보였으나 군사정권내무에 용공분자가 잠입하여 그 후의「네·윈」정권의 동향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중공의 비위만 맞추려는데 전념하고 국세를 쇠망케 했다. 최근「네·원」장군도 국운이 기우는데 정신을 차리고「우·누」씨등을 석방, 자유제국과의 복교도 조금은 시도했으나 결단을 주저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특히「우·누」씨에게「우·초우·니엔」씨와의 관계를 물었는데 6년간의 구속생활을 통해 양자간의 감정의 대립은 완전히 해소되었으며 다같이 현재의「버마」를 어떻게든 타개, 민주주의의 재현을 기하기로 뜻을 모으고 있다는 대답이었다.
그러나 온화한 성품의 사람이라고 알려진「우·누」씨가 분기했다는 것은 의외의 일이나 생각컨데「우·초우·니에」씨가 하고자 했던 바를 온유한「우·누」씨가 실행하고 있다는 데 이 운동의 폭의 넓음과 밑바탕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미국등지에서는 의혹의 눈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 듯 하나 그가 국외로 망명해서 용공국에 가지 않고 먼저 미국을 유세했다는 점으로 보아 그의 앞으로의 노선이 명확히 자유진영과 뜻을 같이 하려는데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결 론>
「버마」나「네팔」이나 현정권은 민주주의를 전혀 부정하고 전제정치를 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력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유엔」이라고 하는 세계기구도 없이, 옛날처럼 강대국이 마음대로 약한 나라를 침략하던 시대였다면 이미 인국의 정복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현대의 세계에는 타국을 침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 덕택으로 국가의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거를 실시해서 민의에 묻는 경우 현정권은 전면적으로 패배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현정권은 절대로 민의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단지 작은 나라이지만, 유일한 무력을 독점하고 있는 현정권인지라 국민은 불만이 있어도 어찌할 바를 모른다.
물론「버마」나「네팔」이나 이름도 없는 불평분자들이 국외로 도피소동을 피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우·누」씨나「코이랄라」씨나 다같이 국내에서 국민의 투표에 의해서 신임을 받아 수상이 되었던 유일한 인물이다.
총선거만 실시하면 국민의 지지하에 용공독재자를 몰아낼 자신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힘을 빌려주는 것을 자유제국이 게을리 한다면 현재의 권력자들은 오직 자기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점차 공산주의의 침투를 허용하여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까지 빠져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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