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 유물관리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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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물 수장고에 멀쩡히 보관돼 있는 유물을 소장 유물 등록에서 누락한 사실이 밝혀졌다.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는 19일 중앙박물관을 찾아 "중앙박물관은 1965년 국보 34호인 창녕 술정리 동탑에서 출토된 청동 사리함(사진).유리 사리병 등 유물 14점을 69년 덕수궁 미술관으로부터 이관받고도 그런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근본적인 문화유산 관리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앙박물관의 관리 소홀로 멀쩡한 유물이 38년간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잠을 자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화연대에 따르면 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 등은 지난달 "술정리탑 출토 사리함의 행방이 묘연하니 찾아달라"는 문화연대의 요청을 받고 전산입력된 유물 등록장부 등을 뒤졌으나 찾지 못했다.

그러나 "69년 이관 당시 해당 유물들은 빠져 있었다"고 답변한 지 하루만인 18일 임시 보관품 격납장에서 유물들을 찾아냈다.

문화연대는 "중앙박물관이 어떤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의구심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사리병은 높이 2.5㎝, 직경 1.5㎝ 크기의 극소형으로 지금까지 보고된 국내의 사리병 중 가장 작아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앙박물관 신광섭 유물부장은 "69년 유물 이관 당시 술정리탑 사리함 등에 대한 국고 귀속 사실만 누락된 것 같다.

중앙박물관이 다른 유물들의 소장 사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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