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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플라스틱」식기-그 식별과 예방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최근「플라스틱」식기에서 독소인「포르말린」이 검출되었다는 보도는 주부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플라스틱」밥그릇은 널리 보급되어 있다. 행정당국의 단속과 안전책이 마련되기에 앞서 주부들이 할 수 있는 대책을 알아본다.
「플라스틱」식기에서 「포르말린」이 검출된 것은 비단 최근의 일만이 아니다.
구미에서는 10년 전에, 일본에서는 5년 전에 유해식기를 쓰지 못하도록 규제했고, 우리 나라에서는 이를 보도한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고 66년 조선대학의 박원기 교수가 실험하여 80%의 식기에서 검출해 낸 바 있다.
주목할 것은 일본에서는 일본 주부연합회가 자체실험실에서 검출해 냈고 행정당국과 업자대표, 소비자들에게 호소하여 유해식기를 축출하는데 앞장선 점이다.
더욱이 일본식품위생법에 『4%의 식초에 실온(15∼20도)에서 10분간 담갔을 때 「포르말린」과 「세놀」이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을 철회하고 엄하게 강화시켰다.
「플라스틱」제품은 한번 열을 가하면 딱딱해져서 다시는 먼젓번 같이 안 되는 열 경화성 수지와 가열하면 물러지고 식으면 단단해지는 열 가역성 수지로 대별된다. 열 경화성 수지는 다시 요소와 「포르말린」을 원료로 하는 「유리어」(요소)수지와 석탄산과 「포르말린」의 석탄산수지, 「멜라닌」과 「포르말린」의 「멜라닌」수지 등이 있는데 「멜라닌」수지를 제외하고는 「포르말린」이 쉽게 검출된다.
불성실한 제조과정에서 특히 형성 할 때 시간을 단축하거나 온도를 제대로 높이지 않으면 「포르말린」이 검출된다.
구미 및 일본은 열 경화성 수지의 식기제조를 아예 금지했다. 열 경화성 수지는 가볍고 쪼개지지 않으며 색깔을 곱게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식기를 많이 제조하는데 시중에 나도는 30여 종의 불량 제품 중에는 「멜라닌」수지를 겉에만 입힌 가짜가 있다. 비싸기 때문이다.
식기에 적합한 열 가역성 수지는 「폴리프로필렌」·「폴리에틸렌」·「플리스타일렌」등의 재료이나 색이 곱지 못하다.
「포르말린」은 특수 약품을 처리하지 않아도 일상 사용하는 가운데 배출된다. 전기 박 교수의 경우 1백도의 끓는 물을 그릇에 3분간 담갔었다. 일본 주부연합회의 경우 70도 및 80도의 물에 10분간 담갔는데 각각 85%의 식기가 「포르말린」을 배출한 것이다. 뜨거운 물이나 국·밥·찌개를 담아 먹는 정도에도 능히 「포르말린」이 나올 가능성이 짙은 것이다. 더욱이 식초가 든 음식은 찬 것이라도 위험하다.
「포르말린」은 학교 같은 곳에서 동물표본을 담가두는 용액이다. 살균·소독·방부 작용이 있는 독성물질. 「포르말린」은 정확히 「포름알데히드」란 약품을 37% 희석한 수용액이다. 약 6천 배로 엷게 희석한 액체에도 「티푸스」균이 24시간 안에 죽는다.
0.3%만 입에 들어가도 소화효소의 작용을 저해하고 양이 많으면 입·위장염을 일으키고 신경장애를 주어 호흡곤란·현깃증, 최후로는 심장 쇠약으로 사망하는 독 물질이다.
서독에서는 「플라스틱」제품을 85도의 열탕에 담가「포르말린」이 3PPM(1백만 분의 3)이상 나으면 유해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비단 식기뿐이 아니고 어린이의 장난감에도 적용된다.
당국은 유해제품의 생산금지는 물론 식기 및 장난감에 무해표시를 하도록 조처하고 앞으로 개발되는 신종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같은 규제를 해야할 것이다.
이왕에 식기를 사둔 것은 버릴 것 없이 열 실험을 하여 유해여부를 가려야겠다. 즉 유행한 열 경화성 수지는 한번 뜨거워지면 굳어 버리고 충격을 가하면 갈라진다. 이 가운데 「멜라닌」수지는 무해하지만 가정에서는 판단할 수 없으므로 열 경화성은 일단 유해한 것으로 단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열 경화성「플라스틱」은 뜨거운 열탕에 30분 정도 끓여서「포르말린」을 제거해 버리고 쓴다. 이 때 약간의 식초를 풀어서 끓이면 더욱 효과적이다.
한편 무해하다고 인정되는 열 가역성「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물렁물렁해졌다가 식으면 다시 굳어진다. 장난감 역시 안전한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장난감은 색이 곱고 윤이 흘러야 하기 때문에 대개가 열 경화성 수지가 원료다.
주부는 앞으로「플라스틱」식기를 살 때 유해여부를 가려서 사야겠지만 남의 상품을 섣불리 감정하기는 곤란하다. 이것을 주부「클럽」이나 소비자 보호단체 같은 곳에서 대행하여 상품마다 안전표지를 붙이게 하거나 또는 유해상품명을 공표 하는 등 조직적인 운동이 바람직하다. 이 때는 열 경화성 수지라도 모양 좋고 무해한「멜라닌」식기를 안심하고 쓰게될 것이다.<김현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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