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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여성의 불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여성을 고용하고 있는 한 기업주는 한국의 직장여성들이 보통 출가전 사회 경험이나 배우자선택을 위해 4, 5년 다니다 그만두는 식의 안일한 사고로 일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장기성 투자를 꺼리고 남녀차별 대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한국 근로자의 36%를 차지(68년 경제기획원 조사)하고 있는 여성근로자들이 「안일한 사고」의 단기근무를 한다는 것은 한국의 인적자원 활용에 커다란 문젯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안일한 사고」를 갖게끔 된 원인은 무엇인가. 인력개발연구소가 마련한 『여성인력 활용을 위한 제 1차 간담회』(12일·서울 「뉴코리아·호텔」)에서 각 여성 단체대표와 그 밖의 지도급 여성 50여명이 말하는 한국 직장여성의 불만의 조건을 모아본다.
◇사회적 편견=남존여비 사상이나 어려서부터의 남녀 구별교육의 결과로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보다 못해야 한다』는 일반적 생각이 여자를 남자의 보조 역할 정도로 만들어 버렸다. 모든 제도는 남성 본위로 이루어 졌고 여자를 특수 「캐이스」로 취급하여 기회균등을 없앴다. 따라서 여자들도 책임감을 갖지 못하고 의욕상실에 빠지게됐다. 남자들과 다름없는 교육투자를 받은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편견에 밀려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고있다.
◇임금·승진의 차별=똑같은 시험을 치르고 입사해도 첫 달부터 남녀급수가 달라진다. 총체적으로 여자는 남자의 반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 임금의 차이는 교육수준이 낮은 층일수록 많이 벌어지고 대학출신의 경우 남과 여의 임금비율이 166대 100정도다.
능력으로 볼 때 현재 여자는 남성능력의 70%정도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고 있을 뿐이다 (여성단체협의회 서신숙씨 발언).
승진에 있어서의 차별대우는 임금의 그것보다 더 심하다. 이것은 직장여성들의 의욕상실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국민교의 경우 여교사가 22%를 차지하지만 여교장은 고작 4%인 것만 봐도 알수있다.
◇결혼·출산의 문제=일부 기능직을 제의하곤 대부분의 직장을 결혼하고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은행 같은 곳은 철저히 금하고 있다. 능숙하게 일할 수 있는 때에 금지 당하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임신에 지장이 있는 계속 서서 하는 직장이라든지, 태아에 유해한 탄광 갱내나 용광로에서의 일은 여자에게 시키지 못하게 하는 등 주로 기혼여성에 관한 보호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모성보호규정이 실효를 못보고 있다.
오히려 일부 고용주들은 이러한 보호규정에의 반발로 기혼여성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출산은 한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 국가적인 문제다. 남자의 병역처럼 여자들에게도 출산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출산후 탁아소 설치 등 측면적인 지원도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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