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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업은 도요타 2분기 순익 9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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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현대차가 고질적인 노사 갈등으로 발목이 잡힌 반면, 대한해협 너머 도요타자동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생산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등 완벽하게 부활하고 있다. 50여 년간 끈끈하게 다져진 노사 간 신뢰가 2009년 미국발 리콜 사태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초대형 악재들을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힘이 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2일 2분기 실적발표를 하며 2013년 글로벌 생산을 기존 계획보다 18만 대 증가한 1012만 대로 늘렸다. 지난해 도요타의 글로벌 생산량은 990만 대, 판매량은 974만 대로 이번에 제시한 글로벌 생산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본 내수시장에서도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엔저 현상으로 모처럼 내수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일본 판매 계획 역시 당초보다 10만 대 늘린 155만 대로 끌어올렸다.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 세계시장에서 491만 대를 팔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9% 늘어난 6633억 엔(약 7조4800억원),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6% 증가한 5621억 엔(약 6조3400억원)을 달성했다. 엔저에 힘입어 가격경쟁력 효과를 봤고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면서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도요타는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2014 회계연도의 예상 영업이익과 매출, 순이익을 늘리며 세계시장에서 본격 질주를 선언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도요타의 선전이 눈에 띈다. 인기모델인 캠리는 상반기 수입차 판매 10위 안에 들었고 렉서스 ES300h는 6월에는 재고 부족으로 한 달씩 기다려야 살 수 있을 만큼 인기를 회복했다.

 사실 도요타도 1950년대 초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다. 그런 굴곡을 겪은 뒤 도요타는 1962년 상호신뢰, 회사발전, 자동차산업발전을 축으로 한 3대 노사선언 이후 50년이 넘도록 단 한 건의 파업도 벌어지지 않았다.

 도요타 관계자는 “도요타 노조 역시 치열하게 임금협상에 임하고 이른바 ‘춘투’도 진행하지만 62년 노사선언을 바탕으로 한 신뢰가 기반이 돼 있어 생산차질을 빚지 않는다”며 “한때 세계 자동차 공정의 교본처럼 인식돼 온 ‘도요타 생산방식’도 노사선언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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