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총무 끼린「부」자 뻬고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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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일 안보국회」소집을「애드벌룬」으로 띄우고 여야합동 의원총회 제의를 고려했던 신민당은 공화당이 여야의원 간담회를 제의하자 등원에 말려들까 싶어 조심하다가 끝내는 응락했다.
의원 간담회에 원칙적으로 찬성했던 신민당의 정해영 총무는 정무회의 결정에 따라『원외 정무위원도 참석하는 양당 중진회합』을 제의했던 것.
국회의사당에서 모일 것을 전제로, 공화당이 원외 간부의 참석을 반대하자 정 총무는 다시 『양당 간부 뿐만 아니라 언론·법조·실업·학계 등 각계 대표까지 참석 시키는 게 좋겠다』면서『의사당을 하루 빌리는 셈치면 되는걸 공화당이 공연히 까다롭게 나온다』고 불만을 말하다가 공화당이 굽히지 않자 의원만의 간담회를 수락.
납북 KAL기의 일부 승객 귀환에 관한 정부측 보고를 듣는 방법을 협의중인 공화·신민 양당은 17일 국회 의장실에서 긴급 총무회담을 열었으나 이효상 의장과 김진만 공화·정해영 신민 총무가 나오지 않고 부의장과 부 총무단 만이 나와「부 총무회담」이 되었다.
김 공화당 총무는 삼척 선거구에 내려갔고 정 총무는 격을 맞추느라고 국회에 나왔으면서도 불참했으며 이 의장 역시 부의장한테 나가라고 사양했다고.
장경순·윤제술 부의장과 서상린·이만섭(공화)·김은하·양회수(신민)부 총무 및 양당대변인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여야의원 간담회 개최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부 총무끼리 부를 때는「부」자를 빼고 그냥「총무」로 부르자』고 합의(?) 했다는 것.
신민당은 이효상 국회의장의 3월초 방호에 소속의원을 수행시킬 것이냐의 여부로 이러쿵저러쿵 말이 나오다가 결국 수행을 결정했다.
의장실로부터 수행의원 추천요청을 받고 당내에서는『총무회담에 의장이 참석하는 것까지 기피하던 입장이니까 수행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었는가하면 『의장 방호는 일종의 외교인데 그런 일에 옹졸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수행하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자 이번에는 수행 희망자가 너무 많아져, 한 사람만 보내려던 계획을 바꾸어 김재광 양회수 두 의원으로 결정.
공화당에선 이병희·이만섭 김우경 세 의원이, 정우회 에선 이원우 의원이 이 의장과 동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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