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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3인방 vs 정체성 키즈 … 여야 대치 선봉에 선 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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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왼쪽부터 김진태, 이장우, 김태흠, 정청래, 박범계, 김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로 촉발된 ‘NLL(북방한계선) 전투’의 중심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매파가 자리하고 있다. 민주당이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장외투쟁에 나선 것이나, 한 치의 양보도 없다며 야당을 몰아붙이는 새누리당의 강경 노선 이면엔 매파의 득세란 공통점이 있다.

새누리당의 강경론을 이끄는 주축은 ‘국정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 특위’ 소속 의원들이다. 민주당은 ‘정체성 키즈(kids)’라 불리는 초·재선 의원들이 매파를 이끌고 있다.

김진태·김태흠·이장우 야당 공격 주도

새누리당의 강경파는 특위 간사인 권성동(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김진태·김태흠·이장우 의원 등 초선 3인방이 주축이다. 권성동 의원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동행명령장 발부 약속은 법을 위반하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법과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게 타협의 명수인 것처럼 얘기하는 건 법치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 사이에서도 “권 의원이 너무 야당을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이장우 의원은 특위만 3개(방송공정성·태안기름유출사고·국정원 댓글 의혹)를 맡고 있는 대표적 공격수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야당의 장외투쟁은 전형적인 생떼쓰기다. 자신들의 실패한 대선 공작이 드러나자 판을 깨고 나가버린 것”이라며 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야당이 떼쓰는 것을 다 들어주면 버릇이 나빠진다”며 지도부에 강경노선을 주문했다. 역시 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김진태 경계령’이 내려질 정도로 초강경파로 통한다. 최근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일주일에 걸쳐 막말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당직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파를 자처하고 있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대통령선거 실패의 한풀이”라고 한 데 이어 2일에도 “사법당국은 철저한 법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초 실종에 책임 있는 야당 인사들의) 강제소환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대선 불복 운동으로 규정한 것도 이들이다.

민주당 초선 10여 명 장외투쟁 이끌어

민주당 대여(對與) 투쟁의 최전선엔 초선 의원들이 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에서 물러난 김현·진선미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 녹취록을 폭로한 박범계 의원, 최고위원 1위에 오르며 강경파를 주도하는 신경민 의원,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 발언으로 원내대변인에서 물러난 홍익표 의원, 진주의료원 사태 때 단식 투쟁을 했던 김용익 의원 등이 그들이다. 서영교·최민희·김용익·유은혜·배재정 의원 등 초선 10여 명은 지난달 30일 전병헌 원내대표를 방문해 강력한 대여 투쟁을 요구했다. 이들의 방문은 긴급의총 개최(7월 31일)로 이어졌고, 이날 김한길 대표는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당내에서 이들은 ‘정체성 키즈’라 불린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당시 한명숙 대표 중심의 지도부가 공천 과정에서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생겨난 용어다. “당선 가능성(경쟁력)만 따지다 보니 새누리당에 가까운 인사들이 민주당에 들어오면서 제대로 된 야당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 당시 주류의 논리였고, 공천에서 정체성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됐다. 특위 간사 정청래(재선) 의원이 강경론을 고수하는 데도 초선의 지원이 힘이 되고 있다. 초선들은 최근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한 지도부의 대응이 미흡하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대한 대응 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장외투쟁의 정당성을 주장해 왔다. 또 특위 내 신경민·박범계 의원 등 초선들은 증인 채택 등의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강인식·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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