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첫 대규모 대중집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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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투쟁 사흘째인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운데)와 의원?당원들이 3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시민단체의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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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파행에 반발하며 장외투쟁에 돌입한 민주당이 3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가정보원 개혁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112명과 시민 1만5000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50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이 지난 1일 장외투쟁을 시작한 이래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신경민 최고위원 등 의원 30여 명은 뒤이어 오후 7시 시민단체들이 같은 장소에서 연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촛불문화제 참여 여부를 의원 자율에 맡겼다. 문화제엔 이정희·이상규 등 통합진보당 의원을 포함해 시민 3만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3000여 명)이 참여했다.

김한길 대표는 국민보고대회 인사말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민과 국회에 의한 국정원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국민 앞에 천명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한다. 사전조율도 의전도 필요 없다. 언제든 어디서든 대통령과 만나겠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이 엄중한 정국을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여야 대표회담’ 등 여야 협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국민보고대회에선 ‘국정원을 개혁하자’ ‘민주주의 회복하자’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가 터져나왔다. 의원들은 ‘국민의 손으로 국정원 개혁!’이란 표어가 적힌 녹색 어깨띠를 둘렀다. 촛불문화제에선 “박근혜 퇴진하라”는 구호도 나왔다. 민주당은 4일에도 서울시청 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장외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거부할 경우 “우리는 우리대로 더 뜻을 모아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민주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시위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강경투쟁 방침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내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여야 대표회담 등 여야 협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현 정국을 풀 열쇠를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장외투쟁 사흘째다. 시민들의 반응이 어떤가.
“겨우 3일인데, 뭐. (지지도가 높다고 생각하나) 실제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반응은 그렇다.”

-박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의했지만 청와대 측은 ‘입장이 없는 게 입장’이라고 했다가 ‘무반응’으로 결론 냈는데.
“(박 대통령이 아니라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냐고 확인한 뒤) 대단히 많은 국민에게 실망을 준 것이다. 정말 잘못된 거다. 청와대는 매사에 입장이 있어야 한다. 나도 청와대에서 일해 봤지만 나라가 이렇게 어지러운데 ‘입장이 없는 게 입장’이란 건 정말 실망스럽다.”

강찬호·류정화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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