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거의 해방 전 매설 구경 좁아 시간당 50mm비에도 물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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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의 하수공사는 외면 당하고 있다.
시간당 50mm의 비만 와도 길거리는 물바다. 지역적인 집중 폭우가 빈번한 근년의 날씨 변동에 서울 시내는 해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다. 이 물난리는 서울 시내의 물이 하천과 강으로 흘러내리지 못하는 내수로 인한 경우가 많다. 서울의 하수도는 5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중심부의 하수도는 거의가 왜정 때 매설했거나 그때의 구경을 개량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 비율이 과거 7%에서 11∼12%로 증대하고 고가도로가 생겼으며 「오버브리지」등 도로가 2중3중으로 신설되었으나 하수 수용 능력은 늘지 못하고 있어 시간당 50mm의 비에도 서울의 하수도는 지옥 현상을 빚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1년 동안의 하수비를 전체 건설 예산의 7.7%인 5억5천만원 밖에 책정하지 않았다.
이밖에 구청 복지비 가운데 하수 사업비로 쓰인 4억4천1백57만원을 합하더라도 수도 사업비는 건설 사업중 가장 적은 할당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1년 건설 사업비의 41.9%인 29억6천3백만원을 투입, 환상 도로를 비롯한 남산 주변 도로 등 21개 도로를 확장 또는 신설했으나 하수도 사업은 19개 지역에 총 연장 1벡30㎞밖에 하지 못했다. 더구나 포장비는7억7천9백만원에 불과했고 치수 사업에는 전체 건설사업비의 2.1%인 1억5천1백만원밖에 쓰지 않았다.
조그만 비에도 물이 잠기는 휘경동 한남동 성산동 용두동 이문동 등 5개 주거 지역은 하수 시설을 비롯. 유수지 건설이 시급하다. 그리고 영등포 안양천 과천 청계천, 욱천 성산천등에도 하수처리장이 있어야 하는데도 청계천하수장 신설도 요원한 숙제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것을 다 제쳐놓고서도 서울의 진창길을 없애려면 5천㎞의 하수 시설이 필요하다. 서울의 총면적을 6백13평방㎞로 계산 한다면 주거지역은 3백70평방㎞가 되고 이에 따른 하수길이는 5천㎞가 되는데 최소한 1천9백㎞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되어 있다.
5천㎞의 하수도를 놓으려면 2백20억원이 필요하고 침수 지역인 96개 지역을 해결하는데도 30억∼60억원이 필요할 뿐 아니라 현 하수과 직원(29명)의 2배 이상의 인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반면 현재 서울의 하수 총 연장은1천2백93㎞. 도심지의 하수도율은 60%이나 전체로 보면 24∼26%로 빈약하기 짝이 없다. 김시장은 동경도 하수도 건설이 35∼4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내년에는 30∼35%까지 올리겟다고 장담하고 있다.
서울시는 보이지 않는 하수도 사업에도 치중, 중심부의 노후된 하수도를 새로운 하수도 「마스터·플랜」으로 대폭 개조해야 할 것이다.<이원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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