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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마로니에」휘황한「파리」의 송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누가복음』제l장을 보면「예수」를 낳으리라는천사의 귀뜀에 동정녀 「마리아」가 깜짝 놀라 『나아직 사내를 모르는 처녀인데 어찌 아이를 낳으리이까』 하는 대목이 있다. 이것이 「예수」탄생의 첫기록이 아닌가 싶다.
12월25일- 「크리스머스」를 성탄절로, 즉 「예수·그리스도」가 출생한 날로 축복하기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의 일이고 이제와서는「크리스머스」가 정말 성탄일이냐 아니냐를 놓고 왈가왈부하는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예수탄일은 분명치않아>
이와함께「크리스머스」의 유래는 점차 퇴색하여 이제「크리스머스」라면 단순한 축제로서 소란스럽게 지내버리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예수」의 탄생을 기록하고있는 『신약성서』 는 예수의 탄생을 밝히지 않아 당시의 계절적인 상황으로써만 12월이라는 것을 암시케하고 있다.
12월25일은 서기274년 「로마」 제국의「오를리언」황제가 『태양의 탄일』로 정하면서 축제일이 되기시작했고 때문에 그때는주로이교도에 의해서 축복되었다.
서기354년의 기록을보면 12월25일이 『태양의탄일』로 정해진지 62年만인 서기336년부터 그날을 성탄절로 축복하기 시작했다고 되어있다. 서기381년에는「콘스탄티노플」의「그레고리」대제가 주현제 (1월6일) 설교에서주현일은 바로 「예수」의 세례일이고 그보다 12일앞선 12월25일은성탄절이라고못박았지만「크리스머스」가 정말 「예수」 의 탄일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이후 줄곧논란이되었고 「예수」 의 탄생시대에까지 이설이 나오기도했다.

<이교도들이 축제화>
현대와 같이 「크러스머스」 에 선물을 주고 받고, 가난한 사람을 도우며, 전나무등에 호화로운 장식을하여 즐기는 풍습도 꽤 오랜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풍습은 실상은 기독교적인 것이 아니었다. 이러한 풍습은 「튜턴」 족이 영국과 중부「유럽」을 석권하던 8세기무렵부터 시작되었는데 이것은 계절이 바뀌거나 해가 바뀔때 그들이 해내려오던 습관이었던 것이다.
한편「크리스머스·카드」는19세기에 들어와 비로소 주목받기시작했는데 이것은 우변제도의 시작과 더불어 연하장과함께 「크리스머스」 축하인사로 쓰여진 것으로되어있다.
해방후 특히 6·25동란후 우리나라에도 늘어난 것이 교회요, 불어난 것이 신도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한국은 「크리스머스」를대대적으로 즐길만큼 종교적으로성장한 것은온 아니다.

<공휴일 정한건 불합리>
그러나 아마 「크리스머스」를 한국처럼 소란하게보내는 나라도 또 없을 것이다. 『남의 제삿술에그만 취해버려 철없이 추태를 부린다』는 표현이 꼭 알맞게도 우리 젊은 세대는 「크리스머스」를 『행락의날』 로 생각하고 있는 듯싶다.
비신도들의 지나친「크리스머스」행락은 성탄절의 의미를 타락시키고 있다. 가사는 없어도 「멜러디」는있어야 음악이 된다는 말이있다. 가사는 형식이지만「멜러디」는 음쌍의 내용,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꼭 마찬가지로 신앙없는 성탄절, 「정신」없는 「크리스머스」야말로「멜러디」없는 음악이라 할수 있겠다.
행락없는 「크리스머스」는 있을수 있어도 「미사」없는, 교회없는 성탄절이란 있을수도 없고, 있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크리스머스」를『마음껏 즐기라』는 식으로 공휴일로 정해놓은것은비신도가「크리스머스」를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합리한 일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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