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 직거래 장터·대형마트서 쉽게 만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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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이마트점 아산농산물 전용판매장에서 복기왕 아산시장(왼쪽 두 번째)이 시식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아파트 단지 내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 모습. [사진 아산시]

# 결혼 1년 차 새내기 주부 임미정(27·여)씨는 평소 아산향토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는 아산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중인 ‘향토음식 만들기’강좌를 수강하기도 했다. 임씨는 자연스럽게 지역농산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최근에는 로컬푸드를 이용한 향토요리를 집에서 즐겨 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지역 농산물을 이젠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수고로움도 없어졌다. 임씨는 “지역 농산물은 다른 채소보다 신선하고 값이 저렴해서 좋다”며 “얼마 전까지 지역농산물을 구매하려면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열리는 아산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이용해야 했지만 이젠 언제든 집 앞에 위치한 이마트에서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 지난달부터 대형마트에 마련된 아산농산물코너는 지역 농민들이 주체다. 전날 밤이나 당일 새벽에 수확한 채소를 가져와 포장한 다음 자신의 농가 이름이 적힌 진열대에 차려 놓는 것. 상추·깻잎 같은 엽채류는 ‘1일 유통’ 원칙에 따라 그날 것만 판매할 수 있다. 당근·무 같은 근채류도 사흘이 지나면 거둬들인다. 그러니 싱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값도 일반 채소보다 10~20%정도 저렴하다. “잔류농약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으니 안전성도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 아산 이마트점에서 신선식품 총괄을 맡고 있는 맹형렬 고객서비스1팀장의 얘기다. 그는 “나 역시 아산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농산물에 관심이 많았다”며 “지역 농민들에게는 판매처 확대를 지역 주민들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아산주민들이 지역농산물을 구입하기 쉬워졌다. 관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아산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확대해 나가고 있고 대형마트에도 아산농산물이 공급되면서 판매처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의 밥상은 더욱 건강해지고 있다. 지역 농산물에 대한 인지도도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는 이유다.

지난달 25일 아산농업기술센터는 아산 이마트점과 협약을 맺고 매장 내 아산농산물전용판매장을 개장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상생하는 직거래 형태다. 대형마트에서 저렴하고 신선한 양질의 지역농산물을 취급해 소비층 확보와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생산과 유통-소비단계를 줄여 소비자와 생산자간 밀착형 유통망을 갖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동안 시는 아산·천안지역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소량의 지역농산물을 공급하고 있었지만 직거래 형태의 전용판매장 개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전용판매장에 농가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부착해 이른바 ‘얼굴 있는 상품’을 판매하게 됐다.

주요 판매품목으로 신선농산물인 새송이버섯·느타리버섯·오이·감자·쌀과 배를 비롯해 쌈 채소인 배추, 고구마·쪽파 등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형마트와의 상호협력차원의 배경은 학교급식 식자재 농산물의 수급조절 기능과 안전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데 있으며, 나아가 농가나 경영체의 계약재배와 공선출하를 통해 생산-소비-유통망을 구축하는데 있다.

시는 이번 전용판매장을 통해 일일 기준 농산물 3500㎏ 판매, 500여 만원의 매출효과를 내고 있으며 농가는 5~10%의 매출증대를 올리고 있다. 소비자는 평균 10%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안전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김동영 아산시농업기술센터소장은 “앞으로 농업인들의 입점 농산물을 확대토록 하기 위한 현장교육과 유통망 구축을 넓히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문화행사(강좌), 농촌체험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농가소득 창출과 다양한 소비촉진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맹형렬 이마트 고객서비스1팀장은 “국내 할인점 최초로 지역농산물 전용판매장을 개장한 뒤부터 전체적인 고객 만족도가 급상승했다”며 “향후 더욱더 질 좋은 지역로컬푸드를 추가 입점해 운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산농산물 지역농산물 전용판매장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시는 지난해 7월 이마트 간 로컬푸드농산물에 관한 MOU(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해 지역 우수농산물을 관내 이마트를 통해 계속 공급해 왔다. 지난해는 5억원의 농산물 판매실적을 올해 5월 말까지 6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또한 아산농업기술센터는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아산농산물직거래 장터를 운영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박스 참조>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인터넷 쇼핑몰 ‘아산장터’를 개설해 관내 농가들의 매출신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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