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평당가 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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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남리의 경일아파트(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에 따른 분양가 결정을 놓고 입주민과 아파트 건설회사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결정된 분양가에서 평당 20만원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는 반면 건설회사는 터무니 없는 요구라고 맞서고 있다.

1987∼88년 건립된 경일아파트(5층짜리 8개동)는 12·16·17·18평형으로 경일건설(대표 이종연)이 이달 초 달성군으로 부터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다.임대와 분양을 놓고 사업성을 분석한 결과 분양전환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정된 분양가는 12·16평이 평당 1백50만원,17평 1백55만원,18평 1백60만원 등이다.법적 기준에 따라 입주민과 회사가 선정한 감정평가사 2개사의 평가금액과 건설원가 등을 따져 결정된 금액이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인근 다른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비교해도 평당 1백50∼1백60만원은 지나치게 비싸다”며 평당 20만원을 깎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보다 최근에 건립돼 가스보일러가 설치된 인근 평광·삼주아파트의 매매가가 평당 1백60만원 정도였슴을 들며 “너무 비싸다”는 주장이다.

주민 30여명은 지난 13일 달성군청에 몰려가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주민대표들은 또 17일 오후 회의를 갖고 분양가를 평당 20만원 낮추지 않으면 분양받지 않겠다는 주민서명을 받기로 했다.

입주민 대표 김성택(38)씨는 “분양 뒤 입주민 부담으로 가스배관과 보일러 등을 설치해야 해 평당 20만원 정도 낮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은 지난해 여름 예비펌프 등 상·하수도시설 보완,가스시설 설치 등을 건의하자 회사측이 더 이상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분양하려 한다며 업체측을 불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일건설 사업개발팀 이광일(49) 과장은 “입주민들이 지정한 감정평가사가 참여해 분양가를 결정했는데도 이제와서 감정가를 못믿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李 과장은 또 “지금까지 연체된 관리비·임대료 7천여만원을 회사측이 부담하고 있어주민 요구대로 조정하기 어렵고 시위에 나선 주민들의 대표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마찰은 장기화할 조짐이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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