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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강력사건처리 18건 영구미제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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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끔찍한 강력사건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못한채 또 미제의 구렁텅이에 빠져 해를 넘기게됐다. 24일 치안국은 부산열차안 군용「백」여인시체유기사건등 지금까지 풀지못한 18대흉악사건을 영구 미제사건으로 돌리고 연말을 맞아 1계급특진이란 현상을 내걸어 연내에 해결해보도록 전국시·도경찰국에형식적인 지시를 했으나 단한건도 풀려질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미제사건가운데 재작년의 서울홍제동 한여인피살사건등 7대흉악사건과 지난해에 일어났던 부산열차안 군용「백」속여인시체유기사건등 9대강력사건, 올해들어 경북상주강도살인사건등 2대살인사건등에 대해 각해당시·도경에 전담수사본부를두고, 수사를 폈으나 모두 사건의 실마리조차 풀지못한채 최근에 전담수사반마저해체, 미제사건으로 돌림으로써 경찰수사력의 무능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들 흉악사건을 풀지못하자 범죄의 지능화에대해 ①대도시형사를 집중관리함으로써 과학수사의 토대를 삼고 ②수사지도체제를 치안국이나 서울시경으로 집중합으로써 각시·도경찰국사이의 정보교환을 원활히 하고 ③과학수사연구소의 전문가들을 직접 현장에 보내 감식시킴으로서 대처하도록 계획했으며 범죄의 스피드화, 광역화에대해선①차량등 장비를 보충하고 ②수사경찰의 재교육과 ③보충으로 대처함으로서 강력수사체제의 확립을 서두르겠다고 장담마저 했었다.
현경찰수사력은 장비가 가장 좋다는 서울시경형사과 강력계의 경우도 계장전용으로 낡은 지프 1대뿐, 수사비도 1인당 33원으로 버스비조차 부족한데다가 이것마저 경조비·부조비등으로 형사들의 손에 거의 들어오지않는실정이다.
현재 사건의 부담율은 형사 1명이 평균50건의 사건을 안고있어 일본등외국의 형사 1명이 21건의 사건을 갖고있는데비해 너무 많고 업무량도 외국보다 2.5배나 많아 3배의의 수사요원이 보충되지 않으면 사실상 경찰수사력이 있으나 마나한 실정이다.
경찰에 이처럼 미비한수사력을 보충하기위해 차량,무전기등 기초적인 장비와 수사경찰의 보충,교육비,수사비인상등 경찰근대화에 필요한 7천여만원의 예산을 요청했으나 모두 깍여버려 18대 흉악사건을 영구미제로 돌려야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대해 경찰고위수사관계자들은 "수사경찰이 부족한 장비와 인원으로 70년대를 맞지않으면 안될실정이며 오직 1계급 특진이란 명분으로 수사경찰들 움직이고 있으나 이는 공명심만 불러일으켜 주먹구구식 수사의 테두리에서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고 "우리에게 장비와 인원을 시급히 주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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