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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딸 여섯 중 넷이 '仁術의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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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시골 면장으로 정년퇴임 하신 아버지(95년 작고)가 저희들에게 늘 강조하셨던 것이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선친의 뜻을 따르다 보니 간호사가 됐고 오늘 이같은 영예를 안게 된 것 같습니다."

17일 대한간호협회로부터 '올해의 간호인상'수상자로 선정된 양승숙(梁承淑.53.준장.국군간호사관학교장.(左)).승희(承姬.59.혜천대 간호과 교수.(右))씨 자매.

이 상은 지난 한해 동안 간호 전문직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거나 간호정신을 헌신적으로 실천한 사람에게 준다.

딸만 여섯인 딸부잣집의 셋째인 梁장군은 지난해 1월 여성으론 처음 별을 달았다. 그의 진급은 여성 간호인들의 위상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그는 현재 국군간호사관학교장으로 일하면서 부하 간호인들과 함께 불우이웃돕기와 사회복지단체 건강교육 등 봉사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충남 논산 출신인 그는 전남대 간호학과를 나와 1973년 소위로 임관, 1군사령부 간호관리장교.국군수도병원 간호부장.육군본부 간호병과장 등을 지냈다.

2000년 부터 대전시간호사회장을 맡고 있는 큰 언니 승희(梁承姬.59)씨는 대전시로부터 가정간호사업을 위탁받아 지난 한해 동안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1천여명에게 무료 의료활동을 펼쳤다.

대전시가 추진한 가정간호사업은 지난해 10월 행정자치부 주관의 지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승희씨는 경희대 행정대학원(간호행정 전공)을 나와 71년부터 대학강단에 섰다.

이들 외에 넷째 순승(48.사회복지사업)씨도 간호사 출신이며, 막내 신승(29)씨는 현재 충남대병원 수련의로 근무 중이다. 둘째 승순(56.주부)과 다섯째 미숙(43.중부대 음대 강사)씨만 빼고는 의료 관계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승숙씨는 "아버지의 가르침과 큰 언니를 따라 간호대학에 들어갔는데 당시 우연히 '매시'라는 TV드라마를 보고 간호장교가 되기를 결심했다"며 "앞으로 군내의 우수 간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간호는 가정에서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들 자매는 평생 간호인의 기본자세를 잃지 않고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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