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작가들은 독자구미 안 맞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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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자크·포베르」는「프랑스 출판계의 신예다. 21세 때 출판사를 낸 이래 20여년 전통적이며 자극적인 책을 찍어냈다.『마르키·드·사드전집』을 처음 출간, 피소되는 바람에 「장·콕토」까지 법정에 나서 그를 변론했고「장·폴랑」의 익명작인 괴기외설 사 등 헤아릴수 없는 해학서를 내어 시비의 초점이 됐다.「포베르」는 또한『박격탄』이란 이름의 유명한 잡지를 발행했고 68년5월 혁명 때는『당라제』라는 또 하나의 잡지를 내어 선동 적이고도 날카로운 만화와 평론으로「드골」정권을 물고 늘어졌던 의인이다. 다음은「르·몽드」지에 실린 그의「인터뷰」.

<명작은 순수성 있어야>
불출판계신예 =「포베르」=인터뷰
-출판계의 장래를 어떻게 내다보는가.
책장사는 이제 시세 없게됐다. 언젠가는 청춘물 정제, 또는「노르망디」상륙전 같은 것에 대한 궁금증은 간단한 수신기만 귀에 꽂으면 환히 알 수 있을 때가 금방 닥칠 것이다. 그때가 되면「더·롱거스트·데이」같은 영화를 보러갈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출판계는 아직도 판로가 있는 문학서적 출판에 시간과 돈을 쏟아 넣어야 하리라고 본다.
-문학을 어떻게 보는가.
문학이란 종이와「잉크」와 인쇄 없이는 성립 할 수 없는 특수 물이다. 그러나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이 모두 문학이란 보장은 없다.
작년에「프랑솨·폰텐」은『경보 붙은 문학』이란 책에서『출판사의 보급부가 문학을 지배한다』고 했지만 이 같은 신론은 출판에 대해 일반이 지니고 있는 오해의 단적인 표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한 작가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가.
진정한 작가는 독자의 구미를 맞추려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구미에 맞춰 쓰는 사람이다.또한 진정한 작가는 어떤 문학상 수상을 가정하고 거기에 맞게 작품형이나 파벌에 영합하는 것을 배격하는 작가이다.
-그 같은 진정한 작가가 있는가?
있고말고. 창작자는 메마르지 않고 나온다. 그러나 반 소설이나 詩 같지 않은 시를 쓰는 소설가나 시인들이 있다. 이들은 문학의 파괴자다.
-명작의 정의는 무엇인가.
순수해야 한다. 일대를 풍미하고도 계속해서 하는 생명력 있는 작품-말하자면 「프로벨」 의『정서교육』같은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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