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22억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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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외자도입확정액이 지난8월말로 20억「달러」를 초과하게되었다. 알려진바로는 지난8월말현재 외자도입확정액은 22억2백만「달러」에 이르고 있다는것이며 그 내용은 민간차관13억5천6백만「달러」, 공공차관7억l천9백만「달러」, 외국인투자1억2천7백만「달러」로 구성돼있다 한다.
올해들어 8월말까지 6억5천5백만 「달러」의 신규차관이 확정됨으로써 외자유입속도는 더욱 가속되고있는데 이러한차관액의 누증으로 외자원리금상환부담도 누적적으로 증대하게 되어 70년도부터 1억6천만「달러」수준에 이르게될것으로 분석되고있다.
또 제3차5개년계획에서도 해마다 6억5천만「달러」수준의 외자가 들어와야 하는것으로 되어있으므로 지금과 같은 속도의 외자도입이 지속된다면 차관부채의 누적과 원리금상환압력의 가중은 실로 우려스러운 것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차관을 얻어올수 있는 사실 자체가 우리의 신용을 뜻하는 것이므로 차관은 얻을수 있는데까지 얻어오는것이 우리에게 유익한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형식논리에 불과하다.
외자도입도 일종의 금융현상이라하겠는데 금융행위는 파국에 이를때까지는 진실한문제점이 제기되지 않는 경향이 있음을 주목해야하는것이며, 빚을 주는쪽이나 받는쪽이나 다같이 신중성을 잃어버려서는 심해한 좌석요인을 형성시킬 것이다.
비근한 예로 국내금융행위에 있어 여신할때부터 연체대불을 예견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것이나, 결과적으로는 연체대불이 일어나고 부실기업정리가 일어나는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관확정분이 22억「달러」에 이른다면 원화부채는 6천4백억원수준에 이른 것이라 할것이며, 1인당부채가2만원, 한가구당 부채가 10만원수준에 이르는것을 뜻한다. 이러한 엄청난 대외부채를 국제수지의 모순없이 순조롭게 상환해가려면 우리의 수출전망이 매우 밝고 호조를 띠어야하나 지금의 국내경제실정은 밝은전망을 제시하지못하고 있음도 숨길수없는 사실이라 할것이다.
가공산업구조를 심화하는 국내산업구조는 수출증가율보다 낮지않은 수입증가율을 불가피하게 유발시키는 것이며, 때문에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과 맞먹는 상황을 시정하지 못한다면 결국 수출증가가 원리금상환능력의 향상을 뜻하지 않을 공산이짙다는 것이다. 또 국내물가의 지속적인 상승과 팽창정책에 따른 통화증발현상등으로 국내물가의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것도 사실이다.
국내물가의 지속적상승은 이론상 국제수지의 근본적 악화를 가져오는것으로 판명되고 있는데, 우리라고해서 그런원칙에 예외일수는없는것이다. 구체적으로 환율과 물가의수리가 심하여 수출전망이 밝지않다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며, 이를 시정키위해 환율을 조정하는 경우 국내물가의 상승은 더욱 자극될뿐만아니라 차관부채의 원화상환문제가 통화금융정세를 본질적으로 각찰시키는 모순이 내재되어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극복하려한다면 외자도입의 자제가 불가피하다 하겠는데 현실의 외자도입속도가 오히려 가속되고 있는것은 기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외자도입 문제를 보다 차원높은 수준에서 전면적으로「리뷰」하는 여유를 가져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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