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전심사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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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는 10월의 제18회「국전」을앞두고 국내 미술계·문화계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상당한 말썽이 빛어지고 있는듯이 전한다.
올해로써 벌써 20년에 가까와오는 「대한민국미술전」의 과거를 되돌아볼 때, 혹은 심사의윈의 선정원칙을 에워싸고, 또 혹은 심사 자체의 권위문제를 에워싸고 해마다 적지않은 논란이 있었던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만큼 올해에도 벌써부터 우리미술계의 일각에 일기시작한 소용돌이는, 어느 의미로는 또구태를 재연하려는 것으로 볼수도 있겠으나, 다만 이번에는 문공부가 새로 마련한 「현대미술관운영위원회회규정」을 에워싼 찬반양론이 이에 첨가되어 앞으로의 귀추를 더욱 주목케 한다고 하겠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국전」을 에워싼 논란의 배경은 항상 심사위원들의 파벌적 대립에 있었다하여도 과언이 아니며, 따라서 주최당국인 문교부나 문공부는 과히 길지못한 이「국전」18년의 역사를 통해 주로 이러한 파벌적 대립을 중화시키려는 노력의 표현으로서 거의 연례행사처럼 심사위원선정원칙만을 미봉적으로 손질해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리하여 과거 18년간 이「국전」은 『대한민국의 미술발달』을 상징하는 권위를 세우지못하고, 도리어 미술계의 알력과 잡음을 연례적으로 발산시기는 무대로 전락한 감이없지않으여, 이「국전」이 마치 「학생미술전」과같다고 비양하는 소리까지 듣게되었던것임을 반성해야 할것이다.
그러므로 이와같은 연례적인 말썽을 없애기 위한다는 명분아래 이번에 문공부가 구상, 법제조치중에 있는 「현대미술관운영위」을통한 심사위원선정방침등은 충분히 그 취지만은 이해할수있다고 보겠다.
즉 동양화·서양화·조형미술작품, 또는 추상·구상을망라해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미술작품을 수집구매하고, 전시할 수 있는 상설미술관으로서의 「현대미술관」구상은 찬양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 할 수 있겠으나, 이것과 「국전」과를 결부시겨 국전심사의원을 바로 이현대미술관운영위원의 추천으로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운다는 데에는 일부에 이론이 없지않을듯하다.
이미 로정되고 있는바와같이 「구상」과 「비구상」의 한계에 대해서 조차 심각한 대립이 있는데에, 미술작가·평론가·「큐레이터」등의 비율을어떤 형식으로 하든지간에 문공부가 예정하고있는 10인내지 20인의 운영위원구성이 미술계전체를 만족시켜주지못할공산은 크다하겠으며, 그러한에있어 이운영위원회와 국전심사를 결부시키는것은 현대미술관자체에 관한 이시비를불러 일으킨 우려가 있을것같다.
마찬가지로 상기한 10∼20인의 운영위원회가운데 동양화와 서양화, 추상과 구상, 조형미술부문, 사진, 행수등 다방면에걸친 예술의 각「장르」에 모두 통달하고 자주적인 판단으로써 누구의 눈에도 합당한 국전심사위원시을 추천한다는 것은 그 성격상 기본적으로 어려운 일일것이며, 그러 한에있어 종래와같은 예술위회원, 또는 추천작가단의 조언을 받는다면 이것역시 또하나의 논란의 여지를 자초할 염려가 있을것이다.
그러므로 국전을 에워싼 잡음을 봉쇄하기위해서는 종래와같은 미봉책을 버리고 국전자체의 질을 향상시키기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먼저 제시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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