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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컨슈머리포트] 쏘나타, 화려하고 소음 작아 … 캠리, 내부 넓고 연비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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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산 패밀리 세단의 대표 주자인 현대차 쏘나타, 최근 가격 인하로 맞불을 놓은 도요타 캠리. 한·일 양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두 차종이 세 번째 ‘J-car 컨슈머리포트’에서 맞붙었다. 심사위원의 평가도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운전대를 잡고 경사와 급커브 등을 반복 주행하는 것은 물론 번갈아 가며 주행 중 조수석과 뒷좌석에도 앉아봤다. 가족형 세단으로서 장단점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승부는 박빙이었다. 디자인과 성능·편리성·안전성 등을 두루 살펴본 결과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2014는 5점 만점에 평균 3.6점, 캠리 2013은 3.77점이었다. 쏘나타는 배기량 2000cc급이고 캠리는 2500cc급인 점, 캠리가 400만원 이상 비싼 점을 고려하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의 차이다. 심사위원들은 “두 차는 장단점이 확연히 다른 차”라며 “같은 세단이지만 취향과 계층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쏘나타, 운전대 버튼 많고 복잡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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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나타는 화려한 디자인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 김기범 위원은 “담백한 국민 중형차에서 세련된 스포츠 세단으로 거듭났다”며 “앞뒤 유리를 최대한 가파르게 눕히고 굴곡을 줘 30~40대에게 호소력 있는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실내외 디자인의 통일성도 칭찬할 만하다”(박상원 )는 의견도 있었다.

 캠리는 멋부리지 않아 편안한 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외관은 물론 차체 내부도 튀지 않는 스타일을 고수했다. 이남석 위원은 “1983년 미국 출시 이후 30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 때문”이라며 “개성 없어 보이는 디자인이 개성이 돼버려 싫증나지 않는 차”라고 말했다. 다만 “차 외관은 젊어지려 애썼으나 내부는 여전히 보수적이라 부조화”라는 평가도 있었다.

 공간 활용은 캠리가 앞선다는 게 중론이다. 쏘나타는 ‘나만의 공간’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취향을 감안해 천장이 낮고 유리창 면적도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다. 반면 캠리는 유리창이 넓고 천장도 높아 더 넓게 느껴지는 차다. “캠리는 뒷좌석을 접을 수 있고 스키 운반 기능이 있어 필요 시 적재공간을 최대화할 수 있다”(이남석)는 얘기가 나왔다.

 연비에선 캠리가, 소음 차단 능력에선 쏘나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원상 연비는 쏘나타가 앞섰지만, 운행 체감연비는 캠리가 앞섰다. 쏘나타는 급제동·급가속·급커브 등 주행이 가혹해지면 주유 눈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캠리는 언덕이나 커브길 위주 시승에서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았다. 쏘나타는 엔진 특성상 고회전에 이르러야 제대로 힘을 내고 캠리는 저회전 토크 덕분에 엔진을 혹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가속성능도 차이가 났다. 심사위원들은 캠리는 저회전 토크가 우수해 오르막이나 가속 전환이 상대적으로 매끄러운 데 반해 쏘나타는 가속할 경우 상대적으로 덜 부드럽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대신 소음 차단 능력은 쏘나타가 우세했다. “둘 다 전반적으로 조용하지만 캠리는 바닥 소음이 좀 더 많이 올라오는 편”(김기범)이라거나 “노면이 거칠어지면 피곤한 소리가 들린다”(나윤석 )는 평가가 나왔다. “쏘나타는 일반주행 시 조용하지만 가속 시 엔진회전수(RPM)가 높아지면서 엔진 소리가 차 내부로 들어오는 단점이 있다”(장진택 )는 지적을 받았다.

 제동능력은 두 차가 대동소이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문제 없는 수준이고 급제동이나 내리막길 제동에서도 모두 브레이크 성능은 우수한 것으로 판명됐다. 특히 “쏘나타는 페달을 밟는 즉시 꽉 잡아 세우는 느낌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초기 제동력이 센 편”(김기범)이다. 캠리는 밟은 만큼 제동이 걸리는 스타일로 경사로나 일반 주행로에서 모두 일관된 면을 보인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캠리, 달리는 중엔 내비 조작 안 돼

  캠리의 내비게이션은 주행 중에는 조작할 수 없다 . 이에 대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요타의 고집은 인정하지만 동승자가 대신 입력하는 경우가 많은 패밀리 세단의 특성을 감안해 족쇄를 풀 필요가 있다”(김기범)는 지적이 있었다. “쏘나타의 운전대가 버튼이 너무 많고 복잡해 사용이 어렵다”(나윤석)는 아쉬움도 드러났다. 내부 인테리어는 정반대의 평가가 나왔다. 쏘나타는 대시보드에 씌운 플라스틱과 스위치 표면의 질감, 빈틈없는 이음새 등을 칭찬받았으나 가죽시트가 다소 인공적인 느낌이 난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 반면 캠리는 가죽이 부드럽지만 차내 플라스틱이나 운전대 버튼 등은 소재 질감이 떨어지고 투박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구석구석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숙성된 도요타의 캠리와 스포티 중형 세단으로 세련되게 다시 태어난 쏘나타를 두고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한 심사위원의 조언은 하나로 모였다. “편안한 신발을 원한다면 캠리부터, 화려한 구두를 원한다면 쏘나타부터 살펴보라.”

채윤경 기자

◆심사위원=김기범·나윤석·박상원 자동차칼럼니스트, 이남석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장진택 카미디어 기자(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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