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의 신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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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는4일, 제6대 서울특별시교육감으로 취임하게될 오경인교육감은 31일 기자회견에서 『모든것을 과감히 혁신시켜보겠다』고 전제하고, 그 구체적 대상으로서 교육행정과 재정확보문제, 그리고 사회교육의 진흥책등을 열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같은 그의 신임포부는 무엇보다도 그가 오는날 수도서울과 우리나라 전체의 교육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절실한 당면문제의 소재를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그가 밝힌 세가지 문젯점이 과감하게 실천에 옮겨짐으로써 전국교육계에 청신한 기풍과 「다이너믹」한 교육활동이 활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첫째, 그는 교육행정을 쇄신함으로써 문교부의 시녀노릇을 해오던 종전의 저자세일변도를 청산하고 교육자치의 기능을 굳건히 지키겠다고 공약했다. 이점 나라 전체의 중앙집권적기풍과 첩첩이싸인 제도적 장벽의 존재를 시인치 않을수없는 오늘의 상황하에서라도 교육감의 결심과 그행정력량여하에 따라서는 반드시 불가능하지않은, 교육발전을 위한 지상명령이라 할것이다. 교육자치제가 교육행정의 일반행정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동시에, 또한 교육행정으로부터의 실제 교육활동의 분리와 그창의성보장을 의미하는 것임을 생각할때, 신임 오교육감의말은 문교행정의 당위적 향방을 지적한것으로 그과감한실천을 부탁하고자한다.
둘째, 그는 작년이래 여행중에 있는 이른바 「7·15」교육개혁의 보완책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몇가지방안을 피력했다고 한다. 학교군의 세분, 추첨방식의 「컴퓨터」화, 지체불구아의 자동적 근거리 학교배정, 지진아등의 특별지도를 위한 과외수업의 양성화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지적들은 그모두가 이미 많은교육전문가와 식자일반에 의해 누누이 지적돼왔던 것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다하겠으나 우리는한걸음 더나아가 이른바 모든 학교의 평준화대책에 관하여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그에게 바라고 싶다.
중·고교의 형식적분리라든지 명분없는 소위 일류교폐지정책등 별다른 실효성이 없을뿐더러 도리어 국가재정의 낭비만을 초래케한 종래의 통첩만능식 평준화시책을 버리고, 공·사립을 막론하고 모든 학교가 단시일내에 어느 정도의 질적평준화를 기할 수 있는 과감한 재정대책·교과운영지침등에 대한 청사진을제시해주기 바란다는것이다.
마지막 사회교육의 진흥책에 관하여서도 큰 기대를 걸고싶다. 소극적으로 기존학관의 폐쇄를 운위하기보다는 오늘날 사회교육이 모든국민으로 하여금 발전하는 사회에 적응할수있는 힘으로서의 교육활동을 광범하게 전개하는, 정규교육못지않은 중요한 교육활동임을 깨닫고 이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시범을 해줄 것을 기대코자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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